당신은 누구시길래
2010년 7월의 화창한 날의 1박2일간 내 머리를 독차지하고 계시는지…
멍석카페 동기 ‘능서댁’들은 왜 십시일반 돈을 모아 가게를 열어주었는지...
향기님은 또 왜 그 가게 이름공모 추진위원장을 자청했는지…
아컴님들은 또 왜 상품도 극비에 붙여 진 미오리님 가게 이름공모에 마음을 보태시는지….
콜라는 미오리님이 누군지 모릅니다.
그대향기님, 헬레네님 낸시님 처럼 전화 통화조차 해 본적 없을 뿐 아니라
사진으로도 일면식이 없으니 생면부지의 사람이 확실합니다.
처음 알게 된 것도 ‘한낮의 비명 소리’를 읽은 이후니까
두어달 되었을까요.
그런데 압니다.
멍석카페의 주인, 그리고 떡 집을 하는 친구를 비롯해
마음이 따뜻하고 고운 친구 여럿을 가진….
2002년에서 2010년까지 8번의 수술로
머리, 목, 무릎, 발목에 13개의 핀을 박고 사는 쉰 살의 아줌마.
미오리님을 처음 마주했던 글 속에 올려 진 사진은
품종을 타박하지 않고 심거나 지난해 또는 그 이전부터
어쩌면 주인보다 먼저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었던 듯 한
화려하지 않아 더 아름다운 소박한 우리 꽃들이
‘저요! 저요!’ 팔을 치켜 올리며
주인의 심성을 말해주고 싶어 울퉁불퉁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난리였습니다.
그 길을 따라 상상만으로 들어간 집안에는
묵은 지푸라기 냄새 바람결에 스쳐가는 멍석 위에 앉아
누군가 치솟는 주식으로 대박이 나든, 곤두박질 친 주가로 쪽박을 차든
세상사에 아무런 관심 없는 능서댁들이
남편과 티격 댄 이야기와 가물거리는 기억 속의 첫 사랑 이야기로
자유함을 누리는.......
나의 이해의 초점은 멍석과 친구들에 대한 부러움 선에서
창을 닫았습니다.
며칠 후, 다시 그녀의 글 ‘어제는’을 읽으며
행여 쉽게 던진 말이 없는가…. ‘한낮의 비명 소리’를 다시 열어 확인 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열어 본 작가노트에는
사고로 온 몸을 지탱시키느라 박은 핀과 몇 번이나 헤집고 덮은 수술자욱보다
더욱 선명하게 그녀의 가슴 곳곳에 숨어 있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그로 인한 외로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봄에 맡긴 세탁물을 가을에 찾으러 간 세탁소에서
입을 옷보다 주인 잃은 옷이 더 많아 황망하게 서 있었던 슬픔을
꿀꺽꿀꺽 삼키며 살아 가는 그녀…
연탄 불 지핀 거실에서 찜질팩 두 개를 데워 친정엄마와 하나씩 껴안고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으로 ‘
엄마에게 들킬까봐 목구멍으로 꺼이꺼이 삼킨 울음을
내가 대신 \'꺼이꺼이\' 울게 했습니다.
‘어제는
양평 그이를 만난날
여보 나 왔어요… 당신이 있던 유월이 아니에요..
커다란 소리로 울음을 토해 냈다.
나분들댁 영미 백수 미오리를 위해
친구들이, 능서댁들이 뭉쳐 13평 예쁜 가게를 얻어
멍석카페 쉼터를 옮긴다.
모두가 편안함으로 머물다 갔으면 …
목발을 던져버리고 7월, 제 3의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간간이 올라 오는 ‘미오리’란 이름 위에 커서를 올릴 때마다
궁금함을 빙자한 괜한 조바심이 일게 하던....
그러나 처음으로 친구들의 도움으로 개업한다는 환한 소식과
목발을 벗어 던지듯 그간 아픔을 훌훌 털어버리는 마음을 전하는 글을 읽으며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그리고 향기님의 미오리님 가게 이름 짓기 공모 글 아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댓글에서
아마도….
아컴 우리 님들 모두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칭, 능서댁들 모임의 깎두기 ‘미오리’님은
멍석카페 주인, 이쁜 화장품 가게 주인으로
한 마음으로 똘똘 뭉친 아컴님들의 성원처럼
꼭 행복한 50대를 활짝 열게 될 거라는 것 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