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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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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일기


BY 푸우 2010-07-14

새로운 일을 한 지 보름이 됐어요.

너무 힘들어서 별이 핑핑돕니다.

그래도 그 일을 해야한다는 사실에 숨죽이고 해나갑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아줌마들을 보면서 ...

그녀들도 한 때는 귀한 딸이었고, 여자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일텐데도

모든걸 포기하고 골병들어가는 몸을 다해 돈벌기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깨달음을 얻고 있습니다.

한 달,한 달 힘겹게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아이들 학원비 내느라

얼굴에 바르는 것도, 모양내서 입는 옷도 모두 포기하고 살아가는 모습에

참 우울해 집니다.

밥 값 아끼자고 도시락 까먹고, 물 한모금 마실 시간도 없이 무거운 짐 나르고,

종일토록 앉았다 일어났다.... 손 안닿는 곳은 사다리 밟고 올라가 곡예하 듯 하며

하루 아홉시간동안 묵묵히 일만 합니다.

처음 일 주일 동안은 자고 나면 온 몸이 안 아픈곳 없이 다~ 아프고,

마디마디 부어올라 내 몸이 아닌 듯 감각도 없고,

일을 마치고 나면 집에 가는 길이 천 길인 듯 멀게만 느껴지고,

저녁 밥 먹을 기운도 없이 쓰러져 잠만 잤어요.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젖은 솜덩이 같은 느낌은 덜 한데,

진이 빠진건지... 서 있을 기운조차 없이 늘어진 몸으로 일을 했어요.

모두들 일에 치친 사람들인데도 식사시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으면 웃음소리가 넘쳐납니다.

자식을 위하고, 가족을 위해 하는 고생이라 힘든 줄도 모르고 이겨나가는 아줌마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세상이 참 불공평하단 생각도 해 봅니다.

남편 벌어다 주는 돈으로 헬스다, 마사지다 하며 취미생활 즐기는 아내들도 있는데

그녀들은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듯 합니다.

자고나면 일하러 나와야 하고, 일 마치면 식구들 뒷바라지에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는 그녀들을

보면서 나이들어서도 그런 삶에서 헤어나오질 못할 것을 보면 딱 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안스러우면서도 씩씩한 그녀들의 모습은 내게 또 한 가지 가르침을 주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살아내야 한다....

앞도 뒤도 보지 말고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한다....

퇴근 무렵이면 기운이 쏙 빠진 표정으로 서로를 위로 합니다.

오늘도 고생 많았다고...

그리고, 힘내서 내일을 맞이 하자고....

어쩌면 그녀들의 삶과 나는 하나 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