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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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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도 결국 방콕으로


BY 일필휴지 2010-07-10

그제 인터넷으로 뉴스 검색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S전자, 전 직원들에게 갤럭시S 지급하기로!>라는

기사가 경제면의 헤드라인 기사로 일제히 떴습니다.

순간 그 회사에 다니는 아들이 떠올라 반갑기 그지없더군요.

 

그래서 아들에게 서둘러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니네 회사에서 직원 모두에게 갤럭시S를 공짜로 지급한대! 축하한다!!^^’

 

그같은 문자를 보낸 건 얼마 전 집에 왔던 아들이

자신도 조만간 이른바 스마트폰을 구입할 예정이라고 한 때문이었지요.

아무튼 아들에게선 잠시 뒤 답신이 도착했습니다.

 

‘(우리보다 정작) 밖에서 더 먼저 알다니 기사가 더 빠르네요 ㅋ

(아무튼) 아버지께서도 더운 날씨에 힘내세요!!’

 

아들은 올해 그 회사에 입사한 새내기입니다.

하여 간부사원처럼 근무 중에 짬이 나서

인터넷을 한다는 건 대단히 어렵겠다는 추측이

나름 성립되기에 그처럼 서둘러 낭보(朗報)를 전했던 것입니다.

 

그같이 아들이 회사 내부에서보다 회사 밖 사회에서

세인들이 먼저 자신의 회사 정보(?)를 간파하고 있다는

답신에서 문득 등하불명(燈下不明)이란 느낌이 다가왔습니다.

 

아울러 바둑을 둘 적에 대국자인 두 사람은 바둑에 몰두하느라

정작 못 보는 급소를 국외자인 구경꾼은 금세 찾아내는 것이

또한 세상사의 어떤 이치라는 곳에도 생각이 정박(碇泊)하더군요.

 

아들로부터는 퇴근하고 난 뒤 집으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더워서 고생이 많겠구나!”

 

“아닙니다...”

아들은 되레 저와 아내의 건강여부를 묻더니

이번 달 4째 주에 사흘간 휴가를 받았다면서

우리 부부도 함께 동행하여 어디로든 여행을 가자고 하더군요.

 

순간 효자 아들이 고맙고 대견스럽기 그지없었지만 그건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왜냐면 만성 고삭부리 아내는 최근엔 눈 수술(백내장)까지

받은 터여서 더욱 기진맥진한 즈음이거든요.

 

“말은 고맙다만 사양해야겠구나...”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부부는

 

“올 1년만 더 자린고비 노릇에 충실하자고!

내년 2월이면 아이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니까 경제적으로도 숨통이 트일 거야.

그럼 그동안 못 간 여행도 하고 여름엔 해수욕장 내지는 하다못해

가까운 계곡으로라도 가서 시원한 물에 발도 좀 담그자고.” 라며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한데 역시나 아내의 건강이 담보가 되지 않으니

올 여름에도 그만 ‘방콕’으로 두문불출하는 수 외는 딱히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노라니 진부한 상식이겠지만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거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다 잃는다는 교훈이 정말이지 새삼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