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생후 2주가 지났다, 손녀가 태어난 게...
시간이 지나면서 산후 바라지에도 여유가 생겨 많이 익숙해졌다
퇴원 1주일후 병원에 가서 좀 이르긴 하지만 BCG예방접종을 하고
딸아이도 검진을 받았다
차을 타고 가는동안 쌔근쌔근 잘도 잔다
병원에 도착하여 잠들어 있는 아기에게 예방접종을 하려고
한쪽 어깨를 벗겼는데도 세상 모르고 잔다
의사가 어깨에 알콜을 문지르니 놀랬는지 주사는 맞지도 않았는데
얼굴이 빨개지며 울기 시작한다
요즘 병원에서는 예전에 우리가 맞을 때처럼 흉터가 생기는 게 아니라
점이 찍힌 도장 같은 걸로 두 방을 맞혀 준다
눈도 못 뜨고 잠에 취해 있던 아기는 입을 삐쭉거리면 큰소리로
울음을 터뜨린다 그 모습을 본 딸아이는 안쓰러워 쳐다보지도 못하면서
안절부절한다
다행히 금방 괜찮아졌는지 울음은 그쳤는데 약이 다 마를때까지
옷을 입히지 말라는 간호사의 말을 따라 딸아이는 손녀를 안고 있었다
태어날 때 3.1Kg에 49cm였는데 1주일사이에 3.6Kg, 52cm가 되었다고
하여 새삼 엄마젖의 위력(?)을 느꼈다
요즘 분유값도 장난이 아닌데 다행히 모유가 미처 손녀가 먹기 벅찰 정도로
나오는지라 유축기로 짜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는 급하면 데워서 먹이고 있기에
고마운 일이다
부지런히 미역국을 끓여주며 끼니때마다 챙겨 먹이느라 땀은 나지만
그래도 아직 내가 팔팔(?)할 때 산바라지를 해 줄 수 있는 것도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내가 안고 우유병에 넣은 젖을 먹일 때면 확실히 태어났을 때보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며 볼에, 넓적다리에 살이 올라 쑥쑥 커가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라 아마도 어른들이 이렇게 늙어 간다면
순식간에 다 노인이 되버리고 말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 내가 아이들 키울 때보다 요즘 아기들은 발육상태가 훨씬
빠르다는 걸 실감을 하게 된다
2주가 갓 지난 아기가 어찌나 고개를 드는 힘이 센지
젖을 먹이고 트림을 시키려고 어깨에 얼굴을 댈라치면 고개를 뒤로 젖히고
뻐딩기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제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백일이나 되어야 고개를 가눌 수 있는데 이런 정도면 백일 전에 충분히
목을 가눌 것 같다
배냇짓이겠지만 어찌나 잘 웃는지 자다가도, 깨어 놀다가도 방싯방싯
웃으면 딸아이나 나는 저절로 입이 헤 벌어진다
나는 손녀에게 벌써 몇 가지 별명을 선물하였다
잘 웃으니\"미소천사\"
졸리울 때 입이 귀에 걸리도록 하품을 해대니\"하품공주\"
힘만 주면 나오는 방구땜에 \"방구쟁이\"
오늘도 손녀와 함께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지난 주에 보고간 원주 여동생은 벌써 눈에서 가물거린다고
새로 찍은 사진을 보내 달란다
친정 어머니도 오고 싶으셔서 언니가 방학하기만을 기다리고 계신다는
소식을 전해 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