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887

목하 고민중~


BY 수련 2010-06-02

딸애를 지난주에 결혼시켰습니다.

아들은 4년전에 혼인을 했구요.

아들도 있고 딸도 있어 시어머니 입장과 친정엄마 입장이 되어 보니

참말로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아들때는 예식장이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고 기사가 태워주는대로 내려

결혼식을 치르고, 며늘이 신접살림을 다 정리하고 나서

초대에 응해 갔었죠.

젊은 엄마들의 조언따라 쇼파에 가만히 앉아 쥬스도 마시고

주는대로 밥도 먹고 며늘집을 둘러보지도 않고 얌전히 돌아나왔죠.

그래야 백점 시엄니라고 해서..ㅎㅎㅎ

아들때는 집 장만해 주느라 허리가 휘었지만 자질구레 신경쓸일은 없었답니다.

 

그런데 딸을 결혼시키려니 왜이리 복잡하고 일이 많은지요.

사돈측에서 집은 얻어주어서 그 공간을 채우는 일은 딸가진 사람의 책무더군요.

 

전자제품부터 가구, 부엌살림, 이불,하물며 바느질통, 약통, 수세미, 휴지통.........

나열하자니 끝이 없습니다.

이걸 사고 나면 저게 없고, 저걸 사면 이게 없고...아, 정말 신경이 많이 쓰이데요.

 

예단을 보내면서 또 고민을 해야했습니다.

내 수준에 맞는, 호사스럽지는 않지만 정성이 들어가게 하자.

예단그릇도 하나하나 예쁘게 포장을 하고 나름대로 있는 실력 다 꺼집어 내어 신부예단처럼(?)

곱게 꾸며 딸아이와  아들을 딸려 보냈습니다.

 

결혼식을 치르면 이제는 끝인줄 알았습니다.

웬걸요. 이바지 음식이 또 남았네요.

경상도에는 이바지 음식- 제사가 있는집에는 \'상음식\'으로 제사상에 차릴 음식처럼 해야합니다.

지난번 상견례때 이바지 음식을 어찌하면 좋을지 여쭈어 보니

\"그냥 마른걸로 보내세요\"

\"예? 마른거라면??\"

 

전라도가 고향인 이웃에게 물어보니 음식으로 만들지 않고 그냥 生으로 보내라는 뜻이라네요.

경상도와 전라도!

풍습이 달라 자꾸 어긋납니다.

함에 딸려온 생돼지 뒷다리를 보고 놀라 엉덩방아를 찧었죠.ㅎㅎㅎ

 

며칠전 사돈집에 이바지 음식을 신행갈때 보내드리겠다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안사돈마님께서 기겁을 하시며 절대로 보내지 마라고 합니다.

\"제발 보내지 마세요. 영 부담스러워서 죽겠시유.제발 마세유\"

 

경상도- 주위의 친구나 친척들은 신행갈때 빈손으로 보내면 절대 안된다고 또 야단이고.

아이고 중간에서 고민입니다.

경상도에서는 이바지음식을 못하면 음식값을 봉투에 넣어 보내는데

 전라도이웃 아줌마는 왜 돈을 보내냐고 동그랗게 눈을 뜨네요.

\"그럼 다른건 마른걸로 보내기로 하고  아침에 시부모 상차릴때 내놓게 반찬을 만들어 보내려는데

어떤 반찬이 좋을까?\"

\"어머머 왜 또 반찬을 해가는데요? 그냥 가면 돼요. 그 집에 있는 반찬을 차려내면 되죠.

그리고 경상도 음식이 입에 맞을지도 모르고..아줌마네 반찬은 짜고 맵고 그러던데...\"

 

그렇습니다. 제가 오리지날 경상도라 반찬이 좀 짜고 맵습니다.

전라도분들의 음식솜씨는 전국이 다 아는 사실인데 걱정이 되긴했어요.

그래도 경상도에는 신행갈때 반찬을 만들어 보내는데 이또한 망설여 지고...

 

음식솜씨의 대가인 <그대향기>에게 반찬 메뉴를 접수하고 요리 방법도 전수 받았는데..

1.더덕장아찌, 2.메추리알과 꽈리고추를 넣은 장조림, 3. 땅콩연근조림, 4. 북어조림,

5. 북어갈아 두가지색으로 무침, 6.멸치볶음 등...

 

이렇게도 못하고 저렇게도 못하고 우찌해야 할지 고민입니다요.

경상도식과 전라도식중 어떤 풍습에 맞추어야 될지요.

 

전국의 아줌마님들!

이 갱상도 아지매의 고민을 좀 도와주세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