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자전거로 15분 거리 1단지할머니댁으로 방문요양일 하러 다닌지
한달이 다 되어 간다
오월의 푸른 나무 그늘 사이를 씽씽 달리는 상쾌함이 좋고
4시간뿐이고 적은 보수지만
일을 한다는게 즐겁기만 하다
맡은 할머니는 엄격하고 살림에 나름대로 움직일수 없는 철칙을 갖고 계시다
하나라도 허투로 했다간 두고두고 잔소리를 듣기 일쑨데
솔직히 첫주에는 모 저런 할매가 다 있나 ....
속으로 생각했고 ,깜짝 놀랬고, 쩔쩔 맸다
청소하는 순서도 있어
휴지통 비우기 전에 청소기 먼저 돌리라치면
ㅡ 웬 청소를 가꾸로 하냐
며 바로 지적들어간다
일하나 시키고 하는 중이라도 다른 일이 생각나면 또 그 일을 하라 해서
정신 없게 만들기도 하신다
미리 센타에서 귀뜸을 받긴했다
요양보호사선생님들이 오래 있지 못하고 자주 바뀌는 집이며
할머니가 말이 많고 남의 험담을 잘하는 어르신이라고 ㅎㅎㅎ
아니나 다를까
시간 날적마다 먼저 선생님들의 흉을 흥분해서 내게 노엽게 쏟아 낸다
ㅡ 그 예편네가 정신머리가 없어 그~~렇게 정신이 없어서 깜빡깜빡하고
시상에 처음봐
쓰레기 버리는거 깜박하고 밥 좀 하라니까 개스불을 끄지도 않고 가서
불낼뻔 했으니 말 다했지 내가 거동도 불편한데 불 냈으면 어쩔뻔 했어
휴 ~~~못살아, 시상에 못살아
인수인계때 만나 본 그 선생님은 오십 중반쯤 되보이고 진달래빛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계셨다
한통 만들어 놓고 간 김치를 먹어 보니 얼마나 맛있게 당궜는지 모른다 할머니도 음식솜씨는
인정을 하고 그 분이 회도 잘썰고 음식을 잘해 뭐든지 척척 했다고
다른날엔 얘기했다
다 안차도 음식쓰레기하고 안방휴지통은 매일같이 버리기를
원하셔서 한번이라도 빠뜨리면 안되는데 어쩌다 잊으셨나 보다
가스불은 깜박 잊고 가진 했는데 가는 중 생각 나서 다시 돌아 와 껐다고 한다
또 어떤 선생님 흉,,,,
ㅡ 아니 그 예편네는 일하나하면 작은방에 들어가 앉았고 앉았고
아니 지사랑은 지하기에 달린거지 거기 모 들어있다고 후딱하면 그방에 들어가는지 물러
아니 지가 여기 와서 사는 얘기도 하고 앉았으면 늙은이도 좀 좋아
처음 할머니를 목욕시키는 날은 난리가 났다
ㅍㅎㅎㅎㅎㅎ
온몸이 류마티즘통증으로 2등금 받으신 분으로 외출 못하시고
집안에서 간신히 보조기구에 의지해 다니고
통증땜에 주무르지도 못하게 하는 상태여서 목욕이 내심 걱정스러웠다
욕조에 못 들어 가시니 의자에 앉히고 하는데
비누칠을 할라고 하니
ㅡ아니 무슨 목욕을 비누로 하냐 저걸로(바디워시) 혀야지
큰 목소리로 난리난리
ㅡ 아니 때를 밀어야지 왜 간지르는 거야 모야
또 난리난리
ㅡ 아니 다른 사람들은 잘만 하던데 왜 목욕하나도 제대로 뭐하냐
큰일 났네 큰일났어 아이구 절로 나가
아니 온몸이 아프시다면서 빡빡 밀라는 건 뭔지,,,어느정도로 힘을 줘야 하는건지
알수가 있어야지 아이구 힘들어라~ 좁은 화장실에서 할머니가 뿌려대는 샤워기로 바지는 다 젖고
목욕도 못 시키고 난감하기만 한데....
할머니 손수 머리 감고 나오셔서 죽는 소리를 하신다
ㅡ 아이구~~~~~ 목욕때문에 큰일 났네 어트혀냐 큰일났네
물도 안드시고 침대에 드러 누우셔 내가 집에 가야 될 시간까지 몇시간을
화가 나셔서 끙끙 앓는다
묻는 말에 퉁박만 주면서
그리고는 4번가량 목욕을 시켜 드렸는데 지금은 잘한다고 한다^^
엣날 노인이라 몸이 그래도 목욕은 빡빡해야 시원하신거다
머리감기기도 시원히 빡빡 두번씩 감기고
몸도 샤워타올로 두번씩 풍성히 거품내 착착 밀어 드리니 너무 잘하네 ~ 하신다
지금은 바지 젖어서 어쩌냐 걱정까지 하며
ㅡ 괜챦아요 할머니 여벌 바지 가져 왔는데 걱정 마셔용
아유 우리 할머니 시원하시것다
걱정하던 목욕문제가 해결돼 개운하다
할머니가 요즘 오른쪽 다리 통증이 심해지셨다
진통제가 듣지않고 거멓게 죽는 피부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