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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유형


BY 카라 2010-05-09

 오랜 직장생활하면서 수없이 봐온 상사의 유형을 정리해볼까 한다


첫째, 독불장군+두뇌회전형

요즘 사회에 아직도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독불장군형이 남아있다면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러한 사람을 아직도 리더로 남겨둔 고루한 조직문화가 있다니...

그러한 사람은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다루면서 직장에서 오래 버티기 힘들다.

말하자면,빠른 두뇌회전으로 당근과 채찍을 함께 써가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형이다.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부장님은 자기 밑의 직원은 그 누구도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부장님의 말씀은 곧 신의 명령이다.

그는 합법적인 방법(?)의 모색(쉽게 말하면 잔머리 굴려서)을 통해 회사에 이익을 안겨준다고 생각했기에 이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아랫직원을 늘 고생시켰다.

별일이 없는데도 늘 남아서 야근하기를 원했고, 어쩌다 피곤하여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그 다음날 불러다가 박살내기 일쑤였다.

멋도 모른 신입사원인 나는 덩달아 남아서 야근을 했고 이 괴로운 생활을 언제까지 계속할지 매일 고민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명절을 이틀 앞두고 부장님이 나를 부르더니 회사생활 힘들지? 하면서 차비 하라며 하얀 봉투를 내민다. 지금 당장 고향으로 내려가라면서 등을 떠다밀었다.

받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께름칙해서 2년 먼저 입사한 옆의 여직원에게 물어보았다.

“아! 그거요. 그 부장님은 원래 그래요.

직원들을 달달 볶아 고생시키다가 그 다음날 회식 시켜주고 차비주면서 달래줘요.

매일 야근을 밥먹듯 시키니까 직원들 불만이 쌓이는거고 그만두면 자기도 곤란하니까 차비를 준 거지요.“

어쨌든 그 분은 그런 방식으로 꽤 오래 직장생활을 하셨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자기주장이 강하다 보니 새로운 임원 눈 밖에 난 것이 화근이었다.


두 번째,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전형적인 아부형

부장님의 후임으로 온 새로운 부장은 한마디로 짠돌이에 아랫직원을 무시하는 성격이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자신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오래전부터 동고동락을 하며 아부로  신임을 얻어 그 자리에 앉게 해 준 전무님이었다.

또한 그 부서의 일을 잘 알고 있는 중간관리자나 경력 직원들에게는 함부로 하지 못했다. 그에게 만만한 대상은 오로지 아무것도 모르는 나 같은 신입사원과 여직원이었다. 특히 나는 신입사원에다 여자였으므로 막 대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야근으로 인한 직원들의 저녁식사비도 아까와서 어쩔 줄 몰라했다.

자기 자신의 통장에는 십억이 넘는 재산을 모아두고서도 도무지 베풀 줄을 몰랐다.

한번은 직원결혼식날 다 같이 가서 돌아오는 길에 여직원들이 영화보러 가고 싶다며 회식비를 좀 달라고 졸랐더니 주머니속에서 오백원짜리 동전 하나 꺼내며

‘옛다. 이거나 받고 떨어져라’

그 유치함에 아연 실색한 우리들은 그 뒤부터는 한번도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는 점심때 함께한 반주가 아직 깨지 않는 듯 벌개진 얼굴로 의자에 드러누워 자다가 전무님이 부르시면 벌떡 일어나 손살같이 임원실로 달려나가곤 했는데 그런 관리자가 오래 갈 리 만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역시 명예퇴직 당했다. 회사로 봐서는 천만다행이 아닐수 없다.


세 번째, 회사의 주요업무 독점형

회사에서 가장 위험한 형이며,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울까봐 후배를 양성하지 않으며,특히 경쟁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에 치명적인 형이다.

한 부서에 오래 근무한 관리자로써 회사의 주요 실무를 혼자 움켜쥐고 놓치 않는다.

그리고 아랫사람에게는 전반전인 내용과 히스토리를 이야기 해주지 않고 그 결과물이 나오기 전의 허드렛일만 시키므로 아랫사람은 진행 과정을 전혀 모르게 된다.

윗사람이 그 사람만을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버리는 이런 형은 밑의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업무능률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난 이런 관리자 밑에서는 미래의 비젼을 볼 수가 없어 번번히 낙심하였다.


네 번째, 혜안을 가진 두뇌명석형

이제 회사를 그만둘때가 왔나 보다. 사표를 내야겠다. 다른 길을 모색하자

이 직업은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 회사일에 적성이 어디있냐 적응이지! 라고 강하게 다짐했건만 이제 나도 한계상황에 이르렀나 보다.

사장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왜 그만두냐고 하신다.

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씀드렸고 사장님은 고맙게도 다른 부서로 보내주셨다.

새로 옮긴 부서의 차장님은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여 사장님으로부터 깊은 신임을 얻고 계신 터였다.

나는 그날 이후 전 팀에서보다 더 혹독한 야근에 시달렸지만 마음은 힘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윗사람에게는 나아갈 방향을, 아랫사람에게는 커 나갈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도 과거에 누군가를 통해 배웠음을 이야기해하며, 끊임없이 자기개발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셨다,

전날 과제를 내주고 다음날 아침 보고서를 제출하라셔서 새벽별 보며 퇴근하는 일이 많았지만 마지막 작성한 보고서에 대해서는 흠잡을 데 없다라며 칭찬을 해주셨다


다섯 번째 성실하고 사람좋은 인간성 최고형

회사생활 마지막을 이런 분 밑에서 보내고 나왔다는 것은 내 직장생활의 가장 큰 보람이었던 것 같다. 그는 언제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 맡은 일에 대해서는 밤을 새서라도 해내는 뚝심과 책임감이 있었다. 그랬기에 윗사람들이 그 점을 높이 사서 리더의 위치에 올려놓은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인상을 찌푸리거나 화를 내는 법 없고,유머를 잃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직장생활이 참 재미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권위의식이 없어 직원들과 허물없이 지냈고 힘든 직원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다만 너무 성실함이 지나쳐서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아 마침내 병원신세를 지게되었고

그로 인한 긴 공석이 리더의 위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밖에도 무대뽀형, 겉다르고 속다른 이중인격형, 존재감 없는 침묵형, 여기저기 참견형,무관심형 등 무수히 많다.


누구나 리더를 꿈꾸지만 아무나 리더가 될 수 없다.

리더란 시대의 흐름과 미래를 읽을 줄 아는 혜안과 자기개발의 노력, 철저한 자기관리, 또한 사람을 다룰 줄 아는 능력을 모두 겸비해야 한다. 사람이란 윗사람을 포함한 아랫사람 전부 때로는 동료도 포함된다. 그리고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현명한 판단력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혹시 남편이나 아버지가 직장에서 승진을 못했거나 명예퇴직을 당했다 하더라도 능력을 폄하하거나 좌절하지 말기를...

직장이나 사회는 수많은 리더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의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 그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하지만 혹여 가정에서도 리더로서의 제 역할을 못해낸다면...

고부간의 갈등을 조율못하거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쉽게 판단을 못내리거나 혼자 독불장군처럼 굴 때, 폭력적일 때, 가정경제권을 혼자 움켜쥐고 안 줄때...

그 때에는 각자 알아서 해야지 뭐.

시말서제출(각서쓰기),대기발령(각방쓰기),가사업무배치,감봉(용돈삭감),명예퇴직(집밖퇴출) 등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