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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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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보 이야기


BY 오월 2010-05-09

어느날 큰댁에 들려 참 예쁜 닭을 보았다.

비둘기 보다 조금 더 큰 닭

색깔이 새하얗고 앙징맞은 모습

자보라는 이름을 가진 화초닭

남편과 나는 그들을 보고 첫눈에 반해 형님께

닭 한 쌍을 부탁했는데,남편은 부득부득 숫닭 한 마리와

암닭 두 마리를 가지고 왔다.

뚝딱뚝딱 만들어진 닭장 새로 보금자리를 틀고

들어 앉은 자보네.

며칠 후 부터 알을 낳기 시작한 암닭

하지만 불행 하게도 그 중 한 마리는 작은 틈새로

닭장을 나와 개에게 물려 죽고 암닭과 숫닭 한 마리 씩만

남게 되었다.

 

한 마리 남은 앍닭은 열심히 알을 품어 병아리 세 마리를

깟고 그 중 한 마리는 바로 죽고

또 한 마리는 작은 물그릇에 빠져 죽고 겨우 한 마리를

살려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

어느 날 남편이 숫닭이 너무 불쌍하다는 말을 했다.

암닭이 너무 새끼만 끼고 애지중지 하며 숫닭을 멀리하니

스트레스를 받은 숫닭이 밤낯으로 울어 댄다는 거다.

우리는 다시 큰댁에 들려 암닭 두 마리를 공수해 왔다.

암닭 두 마리를 닭장에 넣어준 남편은 왠지 싱글벙글

거리고 극도로 민감해진 본부인 암닭은 하나 남은 새끼를

 

지키려 새로운 첩 두 마리를 쥐잡듯 잡는다. 

하루를 지켜 보고 이틀을 지켜봐도 숫닭은 본처 곁을

굳건히 지키며 새로운 두 암닭을 몰라라 했다.

부족한 사람을 카르켜 짐승만도 못하다 하는 말은 이럴때도

맞는 말이구나 생각하며 이틀이 지날 쯤

본처 닭에게 쫒겨 구석으로 몰리거나 횟대위에 올라 앉은

첩닭들과 행동을 함께 하는 숫닭의 모습을 보게 됐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로지 몸을 부풀려 날개밑에 새끼를

감추고 품고 먹이며 병아리만을 보살피는 어미닭

이심전심인가.

숫닭을 이해하는 남편과 어미닭을 이해하는 내 맘

 

숫닭은 한 마리의 암닭이 있으면 교미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암닭 열한 마리가 있을 때 지치지 않고 교미를 한다는 숫닭

자보네 집 이야기에도 인생이 있다.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암닭들의 난투극

거의 일방적인 본처의 공격

자보네 집 이야기에도 인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