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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누나라고...


BY 그대향기 2010-04-27

 

 

지난 토요일에 큰딸 내외가 왔었다.

새로 차를 뽑았다며 장거리도 한번 뛸겸 막내 고3 응원겸.

맑고 하얀색으로 빛나는 깨끗한 차가 마당으로 미끄러져 들어오고

환한 큰 딸 내외가 내렸다.

 

짧은 순간이지만 딸의 얼굴빛에서 난 여러가지를 다 읽어내려 애쓴다.

사위가 잘 해 주는지?

회사일은 힘들지 않은지?

시부모님들한테는 사랑을 받고 있는지?

 

가벼운 옷차림으로 옅은 화장을 한 딸이 \"엄~~마~~\"

학생시절 때 처럼 어리광을 부리며 다가오고

그 뒤에 운전석에서 내린 사위가 꾸벅 인사를 하며 내린다.

 

\"장모님~! 저도 왔습니다.ㅎㅎㅎ\"

사위는 여전히 앳되고 귀여운 막내모습이다.

해맑은 막내아들의 전형적인 모습.ㅎㅎ

 

그 날은 우리집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고 고 3인 막내동생을 데리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점심도 사주고 구경도 시켜준다며 이내 일어났다.

오는 길에 엄마가 좋아하는 빵집에서 갓 구운 빵도 제법 사 왔고.

 

남동생을 데리고 창원엘 간다더니 저녁 무렵 돌아 온 막내 입이 함지박보다 더 컸다.

점심도 근사한 집에서 맛있게 배불리 먹었고 누나가 사 준 옷이 두벌이나 된다며

싱글벙글~~참고서까지 두권씩이나 사 주면서 열심히 하라더란다.

 

창원에서 그냥 버스 태워 보내라고 했더니 하나밖에 없는 처남이라서 안된다고

사위가 기어히 다 큰 애를 집에까지 차로 데려다줬고 저녁은 못하겠다네~

점심을 너무 배불리 먹어서 저녁 들어 갈 자리가 없습니다...웃으며 하는 말.ㅎㅎㅎ

 

엄마가 남동생 옷을 자주 안 사준다는 걸 잘 아는 큰 딸이

고 3인 남동생 사기도 좀 올려 줄겸 그 동안 외국에 사느라 누나노릇 한번도 제대로 못했더라면서

지출이 제법 되었을 터이지만  자기들 형편에 맞는 사랑을 베풀어 준게 고마웠다.

 

하긴 지난 주간에 아들의  신발을 새로 사 줬더니 딱 한번을 신더니 신발장 앞에 그냥 두고 있어서 물었더니

아낀다고...엄마가 자주 안 사주시니 헌신발을 신고 새 신은 중요 한 날에 신을거라나?ㅎㅎㅎ

신발값이 좀 비싸야지.....ㅋㅋㅋ

나한테 새 신발 하나 얻어 신으려면 몇날 며칠을 헌신발타령을 해야 사 주니 그럴만도 하다.

 

아들이 신던 신을 솔로 씻으면서 너덜거리는 외관을 봐야 새신발로 교체해 준다.

단순히 유행에 치우쳐서 새신발로 교환하려다가는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한다.

그런 엄마를 알기에 큰 딸은 남동생을 데리고 나가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옷으로 사 줬고

아들은 한껏 기분이 업 되어서 돌아왔다.

 

짜아씩~~~

그려그려~

누나가 너 공부하느라 고생한다고 신경써줬으니 열공해라~!!

엄마 옷은 안 사주고 너만 사 주다니....

 

엄마가 너무 \" 괜찮다 엄만 다 있다 ...일부러는 돈 쓰지 말아라...\" 그랬을까나?ㅋㅋㅋ

엄마도 새 옷 입을 줄 아는데....

그래도 큰 누나라고 너 많이 생각하니까 건강하고 열공~~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