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큰딸 내외가 왔었다.
새로 차를 뽑았다며 장거리도 한번 뛸겸 막내 고3 응원겸.
맑고 하얀색으로 빛나는 깨끗한 차가 마당으로 미끄러져 들어오고
환한 큰 딸 내외가 내렸다.
짧은 순간이지만 딸의 얼굴빛에서 난 여러가지를 다 읽어내려 애쓴다.
사위가 잘 해 주는지?
회사일은 힘들지 않은지?
시부모님들한테는 사랑을 받고 있는지?
가벼운 옷차림으로 옅은 화장을 한 딸이 \"엄~~마~~\"
학생시절 때 처럼 어리광을 부리며 다가오고
그 뒤에 운전석에서 내린 사위가 꾸벅 인사를 하며 내린다.
\"장모님~! 저도 왔습니다.ㅎㅎㅎ\"
사위는 여전히 앳되고 귀여운 막내모습이다.
해맑은 막내아들의 전형적인 모습.ㅎㅎ
그 날은 우리집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고 고 3인 막내동생을 데리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점심도 사주고 구경도 시켜준다며 이내 일어났다.
오는 길에 엄마가 좋아하는 빵집에서 갓 구운 빵도 제법 사 왔고.
남동생을 데리고 창원엘 간다더니 저녁 무렵 돌아 온 막내 입이 함지박보다 더 컸다.
점심도 근사한 집에서 맛있게 배불리 먹었고 누나가 사 준 옷이 두벌이나 된다며
싱글벙글~~참고서까지 두권씩이나 사 주면서 열심히 하라더란다.
창원에서 그냥 버스 태워 보내라고 했더니 하나밖에 없는 처남이라서 안된다고
사위가 기어히 다 큰 애를 집에까지 차로 데려다줬고 저녁은 못하겠다네~
점심을 너무 배불리 먹어서 저녁 들어 갈 자리가 없습니다...웃으며 하는 말.ㅎㅎㅎ
엄마가 남동생 옷을 자주 안 사준다는 걸 잘 아는 큰 딸이
고 3인 남동생 사기도 좀 올려 줄겸 그 동안 외국에 사느라 누나노릇 한번도 제대로 못했더라면서
지출이 제법 되었을 터이지만 자기들 형편에 맞는 사랑을 베풀어 준게 고마웠다.
하긴 지난 주간에 아들의 신발을 새로 사 줬더니 딱 한번을 신더니 신발장 앞에 그냥 두고 있어서 물었더니
아낀다고...엄마가 자주 안 사주시니 헌신발을 신고 새 신은 중요 한 날에 신을거라나?ㅎㅎㅎ
신발값이 좀 비싸야지.....ㅋㅋㅋ
나한테 새 신발 하나 얻어 신으려면 몇날 며칠을 헌신발타령을 해야 사 주니 그럴만도 하다.
아들이 신던 신을 솔로 씻으면서 너덜거리는 외관을 봐야 새신발로 교체해 준다.
단순히 유행에 치우쳐서 새신발로 교환하려다가는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한다.
그런 엄마를 알기에 큰 딸은 남동생을 데리고 나가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옷으로 사 줬고
아들은 한껏 기분이 업 되어서 돌아왔다.
짜아씩~~~
그려그려~
누나가 너 공부하느라 고생한다고 신경써줬으니 열공해라~!!
엄마 옷은 안 사주고 너만 사 주다니....
엄마가 너무 \" 괜찮다 엄만 다 있다 ...일부러는 돈 쓰지 말아라...\" 그랬을까나?ㅋㅋㅋ
엄마도 새 옷 입을 줄 아는데....
그래도 큰 누나라고 너 많이 생각하니까 건강하고 열공~~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