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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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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나한테 팔아요^^


BY 엠파이어 2010-04-22


 

 


아침 출근 길

하늘은 흐리고 축축한 바닥은 떨어진 꽃비로 어질러져 있고

민들레는 고개 들기 이른 시간인지 온 몸을 움츠리고 있다.

조금 여유를 두고 집을 나선지라 길을 돌아 아메리카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요즘 출근길에 자주 듣는  New moon 의 OST를 들으며 걷자니

날이 흐려도 봄인지라

봄바람이 마음을 살랑살랑 흔들어 놓는다.

어디론가 떠나고픈,

막상 가지도 못하면서.....

막상 원으로 들어가고 나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 속으로

떠나고픈 생각은 연기처럼 흩어져 버린다.


 

아이들도 나도 적응이 되어 요즘은 편해진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데,

친구들을 자꾸 물어서 힘들게 하던 아이도 의젓해진 모습이고,

엄마 떨어지기 싫다고 울던 아이도 씩씩하게 인사하고 등원하는 모습이

이제 한 달 조금 더 지났을 뿐인데,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에

엄마들과 함께 흐뭇하게 바라보는 시점이 된 것이다.

중간에 한 아이가 더 들어왔지만 적응기간이 끝난 후 처음 있던 멤버처럼 잘 지내고 있다.


 

일이 끝난 후에는 재교육과 여가생활에 시간을 할애한다.

요즘 P.O.P와 풍선아트, 동화구연의 강의를 들으며 메모를 하고 집에 와서는

강의를 듣고 있거나 작품을 만든 것들을 사진과 함께 워드 작업으로 다시 정리를 해두는데

오늘 지금까지 정리한 것을 출력하려고 원에서 낮잠시간에 아이들을 재운 뒤 출력을 하고 있는데, 함께 강의를 듣고 있는 옆 반 선생님이 자료들을 보더니

 ”쌤~ 이게 뭐야? 난 배우는 것도 힘들던데 언제 메모하고 사진은 언제 찍고...

완전 책을 내도 되겠네.....난 뭐냐고? 난 날라리에요? “한다.

어쩌랴~ 머리에 한계가 있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하지만 기록을 해놔야 들춰 보면서

흐릿한 기억이나마 되돌릴 수 있는걸.....

 ”쌤~ 날 날라리로 만들었으니 이거 다 완성되면 나도 줘요. 에구~ 안 되겠다.

고생해서 했을테니 그냥은 안 되고 팔아요~~~~~~~~~~~·^^“

 ”팔아?

어떻게 팔아?

얼마에 팔아?

그냥 줄게요... 내 기준으로 내 작품으로 만들었으니 큰 도움이 될까 싶긴 하지만

필요하다면 그냥 드려야죠^^“

 ”그럼 내가 밥 살게요^^ 아주 맛있는 걸로 살게요^^ 가만 있자~ 한 과목 당 한 번씩 사야 되나? 그럼 세 번 사야 되네^^“

그냥 웃었다^^


여전히 요즘도 시간이 나면 영화를 본다.

거의 일주일에 한 편, 많이 보면 두 편도 본다.

지난 주에는 뮤지컬 홍길동을 보고 왔다.

수퍼주니어의 성민이 홍길동역으로 나오는데 마지막 공연이어서 팬이 많이 와서

정통 뮤지컬 공연이라기 보다는 콘서트 장의 연장선처럼 보였다.

마지막 무대인사를 하는데 ‘앵콜 앵콜’을 외치는 팬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MR을 쓰지 않고 무대 앞 중앙에서 연주자들이 즉석연주를 하며

배우가 노래를 하는 게 좋았고 특히 홍일동 역으로 나온 배우가 좋은 목소리로 노래를

너무 잘 불러서 들으며 내내 귀가 행복했다.

유난히 볼거리가 다양한 뮤지컬이었다.


 

그리고 주말엔 아이들과 블라인드 사이드 영화를 봤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휴머니즘적 영화...내가 제일 선호하는 영화이다.

산드라 블록의 연기도 좋았고 감동과 재미가 함께 있는 행복한 영화였다.

 


 

오늘은 퇴근 후에 딸아이랑 일찍 저녁 먹고 딸은 학원으로 난 영화관으로 가서 엄정화가

주연을 해서 요즘 호평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를 봤다.

추리물은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잘 봤다^^


주변의 사람들이 말한다. 너무 바쁘게 산다고. 어떻게 그걸 다 하고 사냐고?

주부로 해야 할 일도 있고, 직업도 있는데, 자신을 위해 시간을 투자 하는 게 좋아 보이지만

너무 힘들지 않냐고?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때 힘들지 않다.

잠시 피곤할 수는 있지만 힘이 들지는 않다.

글을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감사한다.

얼마나 감사한가?

배우고 싶은 것을 고용 보험을 통해 자비를 많이 들이지 않고도 배우고

노트를 통해 밥도 얻어먹게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