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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메노포즈\'를 보고


BY 꿈음 2010-03-24

아줌마닷컴 사이트 배너에  뮤지컬 \'메노포즈\'가 눈에 띄어 아직은 갱년기라고 할 수 없지만

 넘 보고 싶었다. 

 체험단 활동을 신청하고 받은 뮤지컬 티켓.

누구랑 볼까 하는 즐거운 고민으로 지인들의 얼굴들을 떠올려 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20일 저녁 모임약속이 생각났고

그중에 한분 바로 갱년기를 앞두고  최근 3개월 정도 혼자 동유럽 여행을 다녀온

멋진 언니가 생각났다. 여행이야기도 미리 듣고 평소에 책을 많이 읽어  입담이 워낙 좋아

같이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입가에 웃음 짓게 만드는 언니라 핑계김에 토요일 오후

먼저 만나서 뮤지컬을 보고 그다음 모임장소로 가면 되겠다 싶어  얼른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바로 통화를 했는데 너무 좋아 하신다.

토요일 오후 2시 반에 약속 장소인 종로5가역에 도착했는데 웬 봄날씨는 저리가고

뿌연 황사가 마치 노을 속의 저녁무렵을 연상케 할 만큼 앞을 가로막았으나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 찾기 쉬운 두산아트홀로 갔다.

뮤지컬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하니

언니는 자신이 지금 그 시기여서인지  관심을 갖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목이 메노포즈여서일까? 중년여인들로 이미 공연장 입구에는 꽉차 있었다.

사실 메노포즈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뮤지컬을 관람하게 되었는데 폐경기라고 한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시작되는 배우들의 열연과 열창으로 이내 빠져든 공연속에서

나또한 뮤지컬에 나오는 여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 동질감을 느꼈고 분위기에 쉽게 동화될 수 있었다.

 

여성이면 누구나 갱년기를 맞이할 것이고 거기에 따르는 우울증이나 건망증, 또 육체적으로 느끼는 온갖 증상의 신체적 불균형으로 마치 인생이 끝난것 같이 느껴지는 시기겠지만 수동적으로 체념할 것이 아니라 그시기를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처신함으로써 후반기 인생을 활력있고 후회하지 않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이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원하지 않은 살이 찌고 옷태가 나지 않아 입고 싶은 옷을 입지 못하고 그밖에도 노안, 청력감퇴등등의 각종 일어나는 증세를 코믹한 몸짓과 우울한 넋두리를 참으로 재치있게 표현해 내고 그에 맞게 율동 또한 흥을 돋우웠다.

뮤지컬을 보면서 뱉어내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눈물나게 웃을 수 있었고 단지 연극이 아닌 진짜의 삶 자체에 나에게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다가올 갱년기도 적극적으로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넘넘 재미있고 유쾌한 뮤지컬을 보게 되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