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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일기6-부글부글~~


BY 말자 2010-02-20

뇌 수술을 앞 둔 시누이 챙기랴, 갑자기 남편을 하늘로 보낸 친구 챙기랴, 설 보내랴

정말 정신없이 보낸 시간들 고3 아들 식사도 제때 챙겨주지 못한 채 돌아치느라

지쳐버린 몸과 마음.

 

주말, 남편도 지방 가고  아무 생각없이 쉬어 볼 요량으로 밥도 굶고 일어날 생각도 없이

뒹굴 뒹굴, 티비도 이리저리 채널 돌려가며 웃었다가 울었다가 혼자 생쇼를 하며

쉬고있는 중, 아니 놀고 있는 중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시어머님이시다. 윽,

 

여보세요,

나다

네, 어머님

너, 별일 없냐?

별일없는데요...

그럼 공항에 좀 다녀오녀라

왜요?

손님이 오시니 가서 모시고 와

......

 

정말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다.

전날 시누이 퇴원해서 집으로 가고 모든 일 다 끝난듯해서 홀가분했는데

이건 또 뭔일.

1시간 이상 걸리는 공항, 왕복 3시간 운전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게 피곤한데

말도 못하고 속만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거절을 못하는 내 성격에도 화가 치민다.

힘들어서 오늘은 도저히 운전 못하겠다고 한마디 하면 되는데

오학년이 되도록 아직 제대로 표현도 못하니

으그, 누굴 탓하리요. 내 탓입니다. 내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