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는 달리 그녀에 친정은 이곳이다.
친구들도 많고 친지들도 많다
작은 지방 도시다 보니 과장법을 좀 쓰자면 한집걸러
아는 사람이다.
체면도 있을법 한데 그녀는 아이엠에프 라는 괴물이 갑자기
경재를 목졸라 휘두를때 의연하게 공공 근로사업을 했다.
조금 시간을 두면서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구하기도 했고
이건 전적으로 내 시각으로 본 보습이지만 이해하기 힘든
어떤 부분들도 있었지만 (예를 들면 집이 멀다는 이유로 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아이들을 학교 주변에 방을 얻어
하숙을 시키는 일등)
하지만 나보다는 훨씬 높은 이상과 안목을 가진 그녀였기에
난 그녀의 판단들이 옳을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그녀가 언제부터 이런 모습으로 살았던걸까.
전화를 받고 달려간 그녀의 집에서는 충격적인 모습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 사무실을 드나 들었고
사무실 실무를 모두 담당하는 나는 우리 거래처는 물론 그녀 남편분도
우리와 같은 동종업계에 있다보니 거의 모든걸 파악하고 있었다.
그녀의 목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방바닥에는 여기저기 피가 묻어
있고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는데 너무 당황한 나는 뭘 어찌 해야할 지
난감하기만 한데,그녀의 남편도 갑자기 등장한 나를 보며 적잖히 당황하는
기색이 역역했다.
그고생 다하고 이제 살만하니 이게 무슨 꼴이냐고
우리 흰머리 나고 아이들 제 살길 찾아 다 떠나도 함께 여행도 다니며
살자고 해놓고선 이게 무슨꼴이냐고 원망섞인 말들을 늘어 놓으며
설거지를 하고 먹을것을 챙겨주니 밥을 먹다가 남편이 자신의 목을 향해
휘두른것이 젓가락이라고 했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그런 상황들이 아주 자연스러운 듯 자신의 방에서 교대로
나와 먹을걸 챙겨 방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도대체 이것이 뭔 일인가 그 일이 있고 나는 같은 상황에 처한 그 여자의
다급한 호출에 몇 번 더 밤길을 달려 그집에 가곤했었다.
너무 다급한 순간에는 우리 부부를 부르기도 해서 함께 간 적도 있었다.
어느날은 사람이 이만큼 맞고도 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사람의
몰골이 아닌 그녀를 집에 데려와 옷을 빨아 입히고 죽을 쑤어 먹이고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했지만 다시 공방으로 돌아가는 그녀.
어디서 그토록 힘이 나는 건지 난 무섭고 이해못할 두려움에 떨기도 했는데
그런 그녀의 모든부탁들을 거절할 수 없어었던 이유는 오직 하나
그 두 내외에게 입었던 은혜 때문이였다.
낯선곳에 이사와 형제처럼 의지하고 도움을 받았던 그 시절 그때문에
갑자기 돌변한 그녀가 싫으면서도 내가 갚아야할 빚이라고 생각하며 받아 들였다
사람에 형체를 상실할 만큼 남편에게 심하게 맞은 그녀를 우리집에 데려다
놓은 어느 날 난 내 궁금증을 안면 몰수하고 물어 보았다
도대체 이렇게 맞는 이유가 뭡니까
고개를 푹 숙인 그녀는 끙끙거리며 얕은 신음을 몇 번 뱉어내며
절대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내가 끓여준 죽도 다 싫다면서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며 얕은 신음만
뱉어 내는 그녀 난 마음을 다 잡고 다시 물었다 그렇게 때리는 이유가
있을거 아닙니까 말해봐요 뭐든
날 한참 바라보든 그녀가 \" 내가 누구누구씨와 바람이 났다고 날 이렇게
패잖아요 \"
그 누구누구씨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다.
어느정도 들은 게 있어 알고 있는터라.
난 다시 물어 보았다.
그래 솔직히 말해봐요
그 누구누구씨와 했습니까?
했냐고요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가 \"하긴 뭘 해요\"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좀전대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얕은 신음을
몇 번 뱉어 내더니 \" 그거 했으면 하고 했다는 사람 있나요? 홀딱벗고 하다
딱 들키면 모를까.\"
다시 고개를 푹 숙이는 그녀.
뭐야 그러니까 했다는거야 안했다는거야
난 그녀의 입에서 안했다는 말이 나왔으니 그 말만 믿기로 했다.
그리고 그 날 난 그녀의 남편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