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다가..미루다가 올 해가 다 저물기 전에 숙제를 끝내는 기분으로
건강 검진을 갔다는 거.
공짠데도 왜 그리 병원은 가기 싫은지...
벌써 몇년을 미루다가 갔으니.
아침을 굶고 접수를 하고 기다리는데
위암과 자궁경부암 그리고 유방암을 해 준다고 그런다.
당뇨 체크와 자질구레한 질병 몇가지까지도.
화장실에서 시약이 묻은 막대로 소변을 보면서 적셔 줬고
팔뚝에서 피를 한 대롱이나 뽑았다.
으흐흐흐흐흐...
내 생명들.
그런 다음 옷을 벗고 유방암 검사를 한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덩치에 안 맞게
가슴은 스몰 사이즈라는 거.
삼남매 모유 먹여 키웠고 여자의 상징이 뚜렷한데
브레지어를 고를 때는 등판만 맞으면 오케이~
가슴 사이즈에 맞춰서 브레지어를 사면 늘 등판이 너무 모자란다.
등판에 맞춰서 사게되면 언제나 컵 안의 가슴은 널..널....
컵 안에서 제 멋데로 놀아난다는 웃지 못할 사실.
.
엎어져 있는지 누워 있는지 조차도 분간이 어려운 현실의 나는
유방암 검사만 하면 곤욕을 치루어야한다.
그 검사대 철판 사이에 가슴이 안 끼워 진다는 거.
굴욕이다.
그리고 그 순간만은 가슴이 큰 여자가 부럽더라.
촬영기사의 서늘한 손길이
꼭 가을 날의 뱀처럼 서늘하기만 하다.
스믈스믈....온 몸의 돌기가 다 올라 오는 이 느낌.
싫다.
꼭 성 추행을 당하는 느낌이 이런 걸 거다..싶다.
우~~~우~~~
잡아 당겨도 잡아 당겨도 안 늘어나는 찌찌를
그 납작한 기계에 눌러 넣자니
겨드랑이는 아프고 찌찌도 아프고.ㅠㅠㅠㅠ
어찌어찌 한쪽은 완성~~
반대편을 해도 역시...안 들어 간다.
또 고무줄 작전이 이어지고...
이 넘아 고만 좀 잡아 당겨라~~
그런다고 생긴게 고 모양인데 늘어나냐구~~!!!ㅋㅋㅋ
억지로 유방암 검사대를 거쳐서
위암 검사를 하는데 뭐 이런 맛이 다 있냐~~???
시큼하고 톡 쏘고 금방이라도 트림이 막 나오려고 하는 이 맛의 정체는 뭐셔???
수면 내시경을 하려니까 시간이 두시간이나 걸린다고 해서
빠르게 하려니 이 난리 버구통이다.
트림은 참으라고 하고 허~~연 액체는 자꾸 마시라고하니
그러고도 기계를 돌리고 돌리고도 모자라 사람까지 돌아가라하고
이런거 안하고 싶다구~~
숨 참으세요~~도 여러 번.
그러구러 거의 다 끝나가는데 또 아래 옷을 홀라당 다 벗고 침대로 올라 가라네??
그것도 다리를 애 낳을 때 모양으로 쩌...억..벌린 자세로.
정말 이런 포즈 하기 싫어서 산부인과도 잘 안가는데.
겸자 모양의 차가운 쇠붙이로 안 보여주고 싶은 그 곳을 벌리고
잠깐 면봉 같은 걸로 콕..찍기만 하고 끝.
옷 갈아 입고 또 일반외과로 가라니 참.
일반외과에서는 손가락으로 찌찌를 또 쿡..쿡..눌러보더니
멍울 같은게 안 잡히지요?
그러고 끝이었다.
이리저리 멍울을 찾아야 하는 사람이 의산데 물어?
너무 형식적이지 않은가 말이지.
에라이~~~그럼 내가 의사하겠다.
중간 중간에 시력도 측정했고
할건 다 했는데 직장암은 만 50 세가 안되어서 따로 해야 한다고 그래서 일단은 보류.
다른 병원 일반 내과에 수면내시경과 대장암과 직장암 예약만 따로 하고
미루고 미루었던 숙제를 끝냈다.
결과야 나중에 나오겠지만 후련~~~하다.
늘 날아오는 엽서를 그냥 파기시키고 말다가
마흔줄이 끝나가는 이 싯점에 꼭 해야할 것 같아서.
우리 엄마는 찌찌가 큰데 난 너무하다.ㅋㅋㅋ
늘 불만없이 사는데 이럴 땐 불편하더라.
이 덩치에 찌찌까지 크면 엄청 더 큰 덩치가 될건데 얼마나 다행인지...
누구누구는 불만이라카더만서두.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