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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절 남편에게 보냈던 닭살 돋게 만드는 시 한편


BY 생수 2009-11-17

한 남자의 소중한 여인이고 싶다.

따뜻한 눈빛 건넬 수 있는 친구이고 싶고,

아픔과 슬픔을 다독거리며 위로해주는 여인이고 싶고,

사랑으로 감싸안을 수 있는 아내이고 싶다.

퇴근시간을 기다려 맛있는 저녁상을 준비하는 아내,

일어나기 싫은 아침 잠자리를 용기있게 뿌리치고

 아침 식탁을 준비하는 부지런한 아내,

더운 여름밤에는 시원한 맥주를 준비해

수줍은 미소와 함께 건넬 수 있는 센스있는 아내,

그런 아내이고 싶다. 오직 한남자에게만.

토요일 오후엔 팔장을 끼고 나란히 쇼핑을 하고,

늦은 밤에는 아름다운 음악앞에 마주앉고 싶다.

요란하지 않은 수다를 떨고,

드러나지 않는 애교를 부리고,

천박하지 않은 농담으로 한남자를 행복하게 하고 싶다.

그에게 있어 최고의 여인이며 최고의 아내로 한 남자옆에 나란히 서고 싶다.

오직 한남자를 위해 치장을 하고,

오직 한 남자를 위해 화사한 웃음을 준비하고,

오직 한남자를 위해 하루를 시작하는 그런 여인이고 싶다.

내가 선택한 인생의 항로에 후회는 태우지 않고,

순풍에 돛단듯이 행복으로 살고 싶다.

이세상에서 오직 한 남자와 함께

 

1993.6.16

당신의 여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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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대판 싸우고 보따리를 싸다가 나온 편지랍니다.

중요한건 지금 생각할 때,

아마 그땐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나 봅니다. ㅋㅋㅋ

세로로 한자 한자 얼마나 정성들여 썼는지..  에고에고 한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