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공항에서 포옹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48

지리산 ( 천왕봉을 오르고 ,,,,,,,,,)


BY 헬레네 2009-09-14

 

밤 ! 아홉시 ,,,,,,,,,,,,

 

집결지에 비장한 각오의 대원들이 모여있다 .

모여든 식구들의 사이로 잘 다녀 오라며 함께하지 못함을 못내 서운해 하시며

이대장님께서 비타민을 나누어 주시고 헐레벌떡 도착한 경환씨가 베지밀을 한박스 건넨다 .

 

꼬박 여섯시간을 걸려 도착한 전남 구례,,,,,,,,,,,,,,,

새벽 다섯시 부터 렌턴을 켜고 보슬비를 맞으면서 성삼재 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

35리터의 베낭에 빼곡히 들어찬 식량과 바깥에 매달린 침낭과 매트가 어께를 

누르고 내리는 보슬비는 시야를 가리지만 35.6 km의 대장정은 시작 되었다 .

 

노고단에 다다를 즈음 날이 밝기 시작했다 .

어께가 너무 아파서 침낭은 근철씨에게 매트는 태형씨에게 선물이라며 주었더니 웃으며 받아준다 .

임걸령을 지나면서 부터 아침먹은것이 체했다는 영숙이가 얼굴이 점점 노래진다 .

손을 따고 구급약을 먹였지만  소용이 없다 .

 

삼각고지 즈음에서 떡메님이 한번 더 따주고 내가 열심히 등을 두드리고 손가락 지압을 했지만

이내 다시 힘들어 한다 . 얼마쯤 가다가 서기를 반복하며 괴로워 한다 .

웬만해선 내색을 안할 사람인데 ,,,,,,,,,,,,,

 

점심을 먹기로한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해서 회장님께서  전화로 여기저기 알아보시더니 안되면

당신이 데리고 하산할테니 나머지는 종주를 하라시는데 마침 대피소에 계시는 두분중 한분이

지압을 할줄 아신단다 .

온몸을 주무르며 지압을 하자 트림을 하면서 점점 혈색이 돌아 오더니 나아진다고 하며 함께

종주 하겠단다 .

 

다시 시작한 오후산행 ,,,,,,,,,,,,,,,,

힘든 내색 없이 잘따라가 주는 기특한 우리의 영숙이 박수 ,,,,,,, 짝짝짝 ,,,,,,,,,,,

드디어 12시간을 꼬박 걸어서 도착한 세석 대피소에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

 

해발이 높고 비까지  내려 기온이 뚝 떨어진탓에 날씨는 초겨울인데 바람까지 스산하다 .

찌게를 끓여 저녁을 먹고나자 잠잘곳이 문제였다 .

대피소 예약을 못했으니 바깥에서 잔다고 각오는 했지만 갑자기 떨어진 기온과 바람부는

날씨가 이만 저만 걱정이 아니다 .

 

마이크 방송이 흘러 나왔다 .

대피소 예약을 하신분들은 방을 배정 받으러 오란다 .

이번이 네번째 온다는 친구가 여자들은 웬만하면 복도에라도 재워 주더라며 올라가 보잔다 .

 

우르르 올라가 기다렸더니 ,,,,,,,,,,,,,

60세 이상이면 최우선 이라며 앞으로 나오시란다 . 아무도 없다 .

함께간 제일 고령자분이 있었지만 싫으시다며 다른일행의 남자분들과 함께 노숙을 자처했고

다음은 어린이를 동반한 보호자 나오란다 . 한명의 어린이와 엄마가 있었다 .

 

다음 55세 이상 ,,,,,,,, 노숙을 자처한 분의 배우자이자 우리의 제일 맏언니 딱 한분뿐이다 .

다음 50세 이상 나오세요 . 다섯명이 우르르 몰려 나갔다 .

그것도 딱 우리뿐이다 . ㅎㅎㅎㅎ 요기서 고령자의 예우를 받을 줄이야 ~~~

 

번호를 배정받고 ,,,,,,,, 자러 들어 갔지만 하루종일 흘린 땀과 양치도 하지못한 입속이 찝찝했다 .

그래도 춥고  멀어서 양치를 하러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

다들 지쳐서 마룻바닥에  그대로 쓰러졌다 .

 

다음날 새벽 다섯시 ,,,,,,,,,,,,,

아침을 끓여 먹고 장터목으로 해서 천왕봉을 올랐다 .

아 ~~~~좋다 드디어 해냈다 .

대체 울엄마 아부지는 날 뭐 먹고 만든겨어 ~~~산삼 ??  헤헤

증산리로 하산하니 우리의 석규옵빠가 수박 한통을 사서 일부러 차에 시동을 걸고 기다렸다며 씨원하게 건넨다 .

오빠 ~~~최고 ~~~40분의 목욕재개 후에 맛있는 고기에 소주한잔 캬~~~다들 종주의 노고를 치하하고

다독이며 브라보 ~~~이세상 어떤 절친들이 꼬박 48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고 서로의

아름다운 마음을 헤아릴수 있으리오 .

 

어느날 ,,,,,,,,,, 슬리퍼를 질질끌고 비오는 거리를 쏘다니다가 문득 찿아가 손을 내밀어도 맞잡아 줄것같은

아름다운 절친들께 감사 드리며 지리산 종주 함께하신 모든분들과  함께하지못했지만

마음으로 함께한 당신들을 나의 절친으로 임명하는 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