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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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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꼬물 가을맞이 산책


BY 엠파이어 2009-09-01

 


 9월...달력상으로도 드디어 가을...


그토록 가을을 사랑한다 했으니 가을맞이 뭔가는 해야겠다싶은 마음입니다.

화요일 마다 체육활동을 하는데 가끔씩 덤블링 장에 가서 뛰기도 하고

강당에서 구르기도 하는데

가을이 왔는데 코에 바람 좀 쐬어줘야 예의다 싶어 산책을 나갑니다.


 “파랑반 친구들~ 오늘은 선생님이랑 한강변으로 산책을 나갈 거에요.

 어제 접은 종이배를 들고 나가서 산책 후에 물가에서 배를 띄어 볼 거에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어린이집으로 돌아올 거에요”

 “와~~~~~와~~~~~~와~~~~~”

 “자~ 조용히 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면, 선생님은 준비물을 챙길게요”

전 휴지와 물티슈 물병 그리고 디카를 챙겨서 아이들과 어린이집을 나왔습니다.


 “두 줄 기차 만드세요~”

짝과 손을 잡고 또 다른 손엔 저마다 나름 예술적인 감각(?)을 입혀 접은 종이배를 들고 출발~!

웃음 가득 머금은 저 볼...뽀뽀 한 번 해주면 딱 좋겠다....


 “얘들아 차 온다. 얼음~”

아이들은 제 곁으로 모두 모입니다.

잠시 후 차가 지나가고 나면 “땡!”

다시 아이들은 친구 손을 잡은 두 줄 기차


 “선생님~ 아직도 강아지 풀이 있어요”

 “선생님~ 나팔꽃 비슷한 꽃도 아직 있어요”

메꽃을 보고 하는 말이지요.

 “선생님~ 이 꽃은 저 번엔 없었어요”

 “그건 코스모스에요. 우리 지난 주 배추 심으러 갔을 때 본 꽃인데.”

 “전 그 때 봤어요.” “저도 봤어요. 선생님”......


푸르고 높은 하늘 위로 헬리콥터가 지나갑니다.

 “와~ 저기 헬리콥터가 있어요”

아이들이 그냥 지나갈 리가 없지요. 아이들의 반응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헬리콥터가 연이어 다섯 대가 지나갑니다.

이번에는 한 아이가 한강에 떠있는 새를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눈길은  하늘에서 한강으로 일제히 모아집니다.

아이들의 뛰는 소리...그 와중에도 손을 꼬옥 붙잡고....

아이들의 왁자한 소리에 하늘도 웃으며 구름을 풀어놓습니다.


얕은 물가에서 아이들은 배를 띄어 봅니다.

한 아이마다 사진 한 장씩 찍기를 한 뒤 배를 띄우고

우리는 배를 따라서 더 내려갔습니다.

아이들은 자기들의 배가 떠내려가는 걸 보고 웃는 아이,

섭섭해 하는 아이, 뒤집어 졌다고 속상해 하는 아이

저마다 말들이 많습니다.

저....물에 젖어 가라앉은 배 열심히 뛰어 다니며 줍느라 발가락들이 고생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아이들과 물수제비 한 번 떠보고 (아이들은 그냥 풍덩이지요) 물새도 보고

어린이집을 향해 다시 걷습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 인근에 있는 놀이터를 좋아합니다.

아예 출입도 못하게 하는 곳이 많은데 이곳 경비아저씨는

아이들을 좋아하셔서 어지르지 말고 정리만 잘하면 언제든 오라고 하십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우리 놀러왔어요”

꼬마 손님들의 합창에 아저씨도 가을햇살만큼 화사하게 웃으십니다.


정말 신나게 놀고 배에서 꼬로록 신호가 올 때까지 아이들은 뛰었습니다.

 “얘들아~ 오늘 정말 신나게 놀았지? 이제 돌아가서 점심 맛있게 먹자~!”

 “네~~~선생님! 얘들아 두 줄 기차 하자”

똑똑한 아이 하나가 줄을 세웁니다.

 “파랑반 친구들 우리 잘 놀았으니 아저씨께 예쁘게 또 인사하고 가요.

  ‘아저씨 잘 놀았습니다. 감사합니다~’이렇게요^^”

 “아저씨 잘 놀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시키지 않은 인사까지 덧붙여 하다니 으이구~ 이 귀여운 녀석들...^^


돌아와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습니다.

평소 잘 먹지 않던 아이도 아주 숟가락을 가볍게 움직입니다.

가을바람이 아이들을 살찌웁니다.


가을이 있어 행복한 하루, 아이들과 함께해서 더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