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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용돈을 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한 A씨의 사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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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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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5>사랑, 결혼하면 끝일까?


BY 이영미 2009-08-06

실제 상황 3- 주말 부부가 최고의 부부?

 

“야, 드디어 마흔 다섯에 주말 부부가 되었다. 내가 한 턱 쏠 테니 모이자.”

남편이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주말 부부가 된 친구로부터 걸려 온 전화. 그리고 모인 친구들.

“어머나, 무슨 횡재야? 남편 매일 집에 안 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 줄 알어?”

“아침마다 밥 차려 주는 거 그거 안 해도 되잖어?”

“퇴근 시간 맞춰 집에 가야하는 거 그거 은근 스트레스 거든.”

“우리 남편은 와이셔츠 입으니 매일 매일 그거 다려대는 것도 얼마나 큰 일 인데. 부러워라.”

“텔레비전 보는 거 때문에 리모컨 싸움 안 해도 되고 나 보고 싶은 거 맘대로 보고 얼마나 좋아.”

“옆에 있어 봐야 잔소리밖에 더 해? 남자 잔소리 그거 장난 아니거든. 나이가 들면 더 하다니까.”

“그러니 내가 한 턱 크게 쏜다니까. 우리 중에 주말 부부의 횡재는 나 혼자니 내 복이 제일 크지? 오늘 한 번 끝까지 달려 보자.”

“야, 너 아직 남편 안 갔어? 얘가 너무 흥분 한 거 아냐?”

“괜찮아 괜찮아. 나만 그런 거 아닌 거 같던 걸. 남편도 내심 좋아하는 눈치야.”

“설마? 남자야 마누라 없으면 아쉬운 게 더 많을 텐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더라. 식당 많으니 먹을 게 걱정이야, 세탁소 있으니 빨래가 걱정이야, 청소는 일주일에 한두 번 아줌마 들여 하면 되고. 남자들 겉으론 서운한 척 아쉬운 척 해도 내심 입이 귀에 걸린다던데?”

“하긴, 애들이라도 어리면 애들 재롱이라도 그립지... 요즘이야 한 집에 살아도 아이들 자주 못 보기는 매 한가지고. 잔소리꾼 마누라 없겠다 남자들도 좋아하겠다, 그지?”

“그러게 이 좋은 주말 부부는 왜 나는 못하는 지. 난 어째 그런 복도 없냐? 울 남편 다른 곳으로 갈 확률은 단 1%도 없으니.”

“그래도 나 보다는 낫잖니? 우리처럼 하루 종일 병원에 같이 붙어 있는 사람도 있다.”

“너희 부부 의사라 돈이라도 많이 벌지? 우린 그것도 아니니 더 뿔이 난다는 거지.”

“자, 자, 어쨌든 한 명이라도 주말 부부 된 게 어디냐? 건배하자.”

“뭐라고 할까? 최고의 부부 주말 부부를 위하여? 어때?”

“좋아, 다 같이 하는 거다.”

최고의 부부, 주말부부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