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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모드.


BY 오월 2009-08-05

아마도 땡볕에 놀랐거나 국지성 폭우와

함께 꽝꽝 거리던 번개에 놀란 두더지 한 마리가

제법 실한 내 어깨로 숨어 들은지 꽤 오래인 듯 한데

아주 자리를 잡았는지 가끔 제 존재를 확인이라도

시키려는 듯 어깨를 들쑤시며 머물고 있다.

 

입추가 내일이다

불타듯 짱짱한 햇볕 속에도 어느듯 가을 바람을 머금었고

푸른 하늘 한가로히 흐드러진 뭉게 구름도 가을이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풍요로운 햇살이 아까워 사무실 온갖

빨래를 빨아 창문앞 빨랫줄에 향기로운 행굼제를 넣고

헹궈널은 빨래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창문을 넘어 폴폴 거리는

것이 차양 역할 까지 완벽한 것이 꼭 어느 별장에 와 있는

착각이 든다.

 

피서겸 머물겠다고 동서네 식구들과 올라오신 어머님

병원에 입원해 계신 아버님까지 이쪽으로 퇴원을 종용 하셨지만

더위에 두 분을 모시고 출퇴근을 하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혀와 찬바람이 좀 일면 이라는 단서를 붙여 어머님 등을

떠밀어 보내고 어머님이 나에게 남기고 가신 말씀으로 난

우울 모드다.

부모는 자식을 생각할 때 순위를 따진다면 영순위일 것이다.

자식을 위해서 또는 자식의 몫으로 그렇게 자식이 부모님 삶의

첫번째 이유가 된다.

 

 

그러면 자식들은 어떠한가.

아마도 부모님께 우리도 힘들어요 란 말을 모두 해 봤을 것이다.

우리들의 삶에 부모님은 몇 순위나 될까.

내가 살고 그리고 남아야 부모님의 몫이 되는 건가.

친정은 7남매 시댁은 3형제 자식은 부모에게 의지하고 기댈 때와

살피고 보살펴야 할 시기가 있다.

세월이 흘러 부모님은 연로 하시다.

물론 충분히 벌어놓아 자식들에게 유산을 남겨줄 부모님들도 계시지만

자식농사를 최고의 농사로 여기시며 살아오신 부모님 세대가 아직

존재한다. 경제가 어려워짐을 들어 부모님께 부치는 몇 푼의 돈을

부치지 않는다 부모님은 차마 입이 떨어지질 않아 말씀도 못하시고

늘 부쳐오는 한두 명 자식들만 바라보시며

속 앓이를 하신다. 그래도 젊은 놈들이 낫지 7~80십 노인더러 어쩌란

말인가  어머님이 집에 오셔서 그동안 형님네로 부치던 용돈을

 

어머님 계좌로 직접 보내라 하신다.

그러시면서 다른 자식들이 제 때 용돈을 안주니 나보고 용돈을 더

올려서 부치라 신다.  쌀이 떨어져도  쌀 사달라는

말이 안나온다는 말씀에 제가 쌀값 더 올려 보낼게요 한지가 10년

그렇다고 정말 다른 형제들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난 현금을 만지고 다른 형제들은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차이.

징징 거리며 못살겠다는 자식들에게는 아무런 말씀 못하시고

늘 왜 접니까.

하는 말이 목구멍 까지 올라오는 걸 꾹꾹 밟아 밀어넣고 남편을 본다.

한번의 투덜거림 없이 변함없는 마음의로 내 친정을 대하는 남편.

 

해야지 내가 조금 더 허리띠 졸라매야지.

엄청나게 무리한 부탁을 하신것도 아닌데 하는 마음을 먹다가도

내가 바본가.

남들 눈에 이러는 내가 바보처럼 보이는 건가.

막내 동서가 모질지 못해 어머님께 끌려가는 형님은 누구 원망도 말라는

소리가 잘 도착 하셨느냐 드렸던 전화에 대고 \"너, 내가 시키는 데로

해라.\" 하시며 못박는 어머님께 차마 흔쾌히도 \"네\"라고 답 못드리고

어정쩡 대답한 내 자신이 덜 되 먹은 인간같기도 하고

난 이렇게 우울 모드를 타고 있다.

어머님께 스스로 알아 용돈을 더 드릴 수 있던 마음은 분명 기쁨이였다.

하지만 살만큼 사는 자식들이 힘듦을 핑계로 용돈을 보내지 않고

만만한 내게 용돈을 올려 보내라시는 어머님.

하지만 고생을 해도 젊은 놈이 낫지 80십 노인이 뭘 어쩌겠는가.

난 바본가 어머님 사실은 저도 힘들때 많답니다!! 

칸나와 백합과 다투라가 흐드러진 꽃밭을 보며 난 오늘

우울모드를 달랜다. 가을 국화가 수없이 많은 꽃망울을 매달고 날

본다 바~~~~보

어머님이 나에게 주신 최고의 유산.

남편.

용돈 더 올려서 보내 드릴게요 어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