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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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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에는


BY 단미 2009-07-07

이렇게 비가 진종일 내리는 날에는

진한 커피가 생각나고 수제비에 정구지 찌짐에 막걸리가

생각난다

좋은 사람들과 따뜻한 아랫목에 빙 둘러앉아서 코 맞대고 후루룩 후루룩

불어가면서 수제비한그릇 하고 싶다

시원한 멸치육수에 밀가루 반죽 걸죽하게해서 뚝뚝 떼어넣고

애호박도 썰어넣고 감자도 넣고 매콤하게 청량고추 송송썰어서

..........

먹고싶다

 

그리고 이렇게 비내리는 날에는 베란다문 활짝 열어놓고

더 파래진 앞산과 마주앉아 멍하니 앉아 있고 싶다

그속에는 어린 날들이 지나간다

여름비가 계속 되고 논에 물이 불어나고 작은 도랑에도 물이 넘칠때

학교 갔다 돌아가는길에 비를 홀딱 맞으면서

꼬물꼬물 대는 미꾸라지를 잡느라고 정신없이 따라다니다보면

어둑어둑해진 큰길이 무서워서

잡던 미꾸라지 팽계치고 꽁지빠져라 집으로 달리던 추억 하나 떠오른다

 

좀더 내가 자라서

제법 여자티가 날때는

잘 생긴 남학생이랑 손잡고 남들 눈 피해가면서

거닐던 강둑의 초록무성한 나무들이 생각난다

둑이 터질듯 넘실대는 물을 바라보면서  끝없이 걸엇던 그 한적한 시간들이

그립다

무슨애기를 했을까

콩닥대는 가슴 숨겨가면서 설래임으로 가득했을 그날들이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씩 그리워지고 미소짓게한다

 

그때 나를 엄청 챙겨주던 그남학생도 이제는 중년이되어

어쩌면 내리는 비를 보면서 잠시 회상에 젖지는 않을까

작은 시집을 부끄럽게 전해주던 그 남자 아이.........

 

세월은 추억을 먹고 산다했던가

이제 쉰을 살아버린 여자는

이렇게 생각할수 있고 미소지을수 있는 추억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배란다에 늘어선 화초들이 비를 맞고

좋다고들 하늘대는 늦은  오후 시간에

난 이렇게 작은 행복에 젖어본다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하자고 욕심내는여자

난 그런 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