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재밌죠..
쓸데없는 인복이라..
그건 내 주위사람을 제가 지칭하는 말입니다.
사기꾼이란 말조차 사치스런 남편이란 자를 만나 십수년 정말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그럴때마다 항상 주위에 쓸데없는 인복이 동원됬죠.
아빠란 자가 수학여행비 없어 수학여행 못가는 딸아이에게 \"우리땐 그런거 안가도 잘 살았다\"는 말을 할때 정말 그 입을 뭉개 버리고 싶더군요.
자기는 십수년 놀고 먹으며 SUV차 끌고 산으로 들로 놀러다니며 아이 9만원짜리 수학여행비 달라니 그딴소리 하더군요.
그래서 속상해서 푸념했어요.
그 푸념을 들은 종이공예 선생님이 20만원을 송금해 주었네요.
단순히 그냥 종이공예 선생님일 뿐인 사람인데.
여성회관에서 수강생과 강사로 만난 사이일 뿐인데..
\"수학여행이 단순히 여행이가? 우리는 알잔아요. 그게 무슨의민지. 그건 내가 빚을 내서라도 보낸다.\"
그 샘도 넉넉하지 않은 삶임을 알지만 얼굴에 철판 깔고 받았어요. 내 언제까지 이렇게 누추하게 살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이 시기에 아이에게 그것이 무슨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쥐꼬리만한 내 자존심 세우지 않았어요.
그 샘, 수학여행비 내고, 나머지 돈으로 옷을 사주라는 당부도 해주었죠.
그렇게 한고비 넘기고, 이젠 교복..
교복값없어 중학교 못갈까봐 걱정하는 아이의 푸념을 전해들은 후배가 자기 아버지께 그 말을 전했답니다.
그리고 얼굴한번 못본 어르신이 교복을 사주라고 아들에게 카드를 주셨어요.
교복, 체육복, 그리고 가방까지 완전 풀세트를 다 받은 아이는 얼굴에 큰 근심하나를 내려놓은듯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또 한고비.
이번엔 내 건강이 문제가 되었죠.
계속된 스트레스로 파업을 시작한 내장을 보면서도 따로 손쓸방법이 없었어요.
입원한 처지도 못되고, 그렇다고 하루살이로 근근히 풀칠하는데 보약이라뇨. 엄두도 못냈죠.
일단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이번에 알고지내는 여선생님이 자기가 보약해준다고 무조건 약방으로 데리고 갔어요.
그리고 약 한재와 앞으로 6개월간 침맞을 값을 선불로 내주셨습니다.
내 눈앞에 영수증도 보여주며 이렇게 많은 돈을 지불했으니 꼭 맞으라고 협박까지 하는 그 선생님.선불은 환불이 안되니 꼭 맞으라고 신신당부했구요.
정말 모두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들인것을..
그들이 나를 돕는 이유는 내가 이뻐서라고 말할래요.
내가 불쌍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가 건강한 마음으로 세상의 따뜻한 빛으로 키우고자 하는 내 마음을 읽은 것이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너무 맑고 착하게 자라는 아이때문이라고요.
일때문에 집을 비워야 할때는 여기저기 비상연락망을 동원하고 갑니다.
혹시 아이에게 일이 생기면 무조건 달려가 달라는 내 부탁을 아무도 거절하지 않아요.
오히려 내가 없을때 아이는 더 잘 먹죠.
이사람 저사람이 챙겨주고 사주고..
그래서 오늘까지 내가 살아있는 이유겠죠.
중요한 인복이 없어도 쓸데없는 인복이 많은 나 이니까요.
소송이 완결되면 이분들이 주신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아이랑 행복하게, 그리고 바르게 사는 길이겠죠.
쓸데없는 인복..
그것이 내 삶을 지탱하준 버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