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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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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놀이에서 산 덧신^^


BY 엠파이어 2009-06-23

오늘은 어린이집 연례행사중 하나인 시장놀이를 하는 날이에요.

저마다 집에서 가져온 물건들과

원에서 준비한 문구류, 분식류, 채소류 등의 새물건도 함께

판매되지요.

그야말로 알뜰시장입니다.

 

아이들에게 경제개념을 심어줌은 기본이며

작아진 옷을 동생들에게 물려주어 절약하는 마음도 알려 줄 수 있는 귀한 교육과정이라는 생각이죠.

 

아이들은 저마다 작은 지갑에

1000원~2000원 사이의 동전과 종이봉투를 준비해 옵니다.

 

어제 미리 상품을 진열하는 일을 맡았던 저는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미리 알게 되었지요.

 

그 중에 눈에 들어온 덧신 (예쁜 헝겊으로 된 동물캐릭터가 앞에 붙어있는)을 점찍어

두었습니다.

왜 일까요?

 

울 반 아이들 뿐만 아니라 저희 원에서는 강당과 실외 놀이터를 이용할 때

덧신을 신거든요.

모두가 준비해 온 덧신을 우리 은비만 준비를 못해와서 날마다

양말만 신고도 잘도 논다는 거죠.

 

보통의 아이들 같으면 다른 아이들이 있는데 나만 없으면

그 날로 부모를 괴롭혀서 반드시 사 옵니다.

하지만 우리 은비, 덧신을 제대로 설명하기도 힘들고

가정통신문과 출석카드에 열심히 메모를 해드려도

할머니와 아빠는 덧신을 이해 못했는지 안가져오길래

아빠와 통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저 선생님 그게 어디서 파는 건가요?\"

\"보통 신발가게나 양말 가게에서 팔아요 아버님...\"

\"꼭 필요한 건가요?\"

\"꼭은 아니고요... 다른 아이들 다 있는데 은비만 없으면 좀 그렇죠...\"

\"그냥 양말 신은채로 들어가면 안되는 건가요?\"

\"안되는 건 아니에요\"

\"그럼 제가 천천히 알아보고 사 보내겠습니다\"

그런게 3개월이 더 지났습니다.

 

그런데 시장놀이에 그 덧신이 그것도 새 덧신이 제눈이 띄는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 덧신을 따로 빼 놓을까, 아님 눈에 안띄게 숨겨 놓을까...생각을 하다가

모두가 다 있는 덧신인데 그렇게 빨리 팔리지는 안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냥 진열해 놨습니다^^

 

그리고 은비를 포함해 울반 예쁜 공주와 왕자들에게 맞을만한 옷들도

순서대로 정리를 해 두었습니다.

 

드디어 오늘

아이들은 어린이집 시장을 통채로 사가려는지 저마다

커다란 쇼핑백을 들고 등원을 합니다.

 

서로 지갑이 예쁘다고 자랑도 하고

선생님께 어떤 물건들이 있냐고 물어도 보고

자꾸 강당을 기웃거려도 봅니다.

 

막내부터 시작~

3세반 아이들이 들어가 장을 보고

4세만 동생들도 뒤이어 들어가 장을 봤습니다.

울 반 친구들도 한 줄 기차를 하고

당당하게 시장에 들어섰습니다.

그 뒤를 이어 6세 7세도 들어왔죠

 

\"은비야~~ 빨리와~~ 네 덧신 여기있다~~~~~~~~~\"

 

\"선생님 무슨 일 있으세요?\"

애고 원장님이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합니다.

 

\"아니에요....\" 

참 멋쩍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은비는 덧신을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여자아이들은 인형과 악세서리 그리고 옷등에 관심이 있고

남자아이들은 장남감 특히, 차에 관심이 많고 책과 엄마를 생각해서

감자와 오이 토마토를 사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미리 교실에서 교육시킨대로 아이들은 부모를 위해서 또 형제를 위해서도

물건을 고릅니다.

 

얼추 물건을 다 고른 아이들은 작은 아이스크림을 사 먹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의 즐거운 시장놀이가 끝나게 되는 거죠.

그때 우리 건?가 아이스크림을 가져옵니다.

전 포장을 까서 다시 주었습니다.

 

\"아니야~ 이건 선생님거야^^ 난 먹었는데...\"

 

흠~~요녀석 ... 제일 먼저 와서 제일 나중에 가는 제 아들(?)입니다.

일찍 엄마 떨어져서 오기때문에 아침마다 절 징징거리며 맞는 아이죠.

제가 발걸음을 재촉해서 출근하는 것도 요녀석 때문이고요.

원장님께 맡기고 먼저 퇴근 할때도 발걸음이 무거운 것도 요녀석 때문이랍니다.

 

틈만 나면 엉덩이 디밀고 제 무릎을 포섭하는 요녀석..

그런데 요녀석이 제 콧잔등이 잠시 시큰해지게 하네요....

 

당연히 아이들 사이에서 덩치 큰 저, 맛나게 아이스크림 먹으며

즐거워했죠.. 다른 아이들에게 이거 건?가 사준거라고 자랑하면서...^^

 

아이들 쇼핑백 다 들여다 보고 너무 적은 아이는 더 채워주고

필요없는 건 바꿔주고...

오늘같이 행사가 있는 날은 너무 힘듭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귀가하면서도 쇼핑백 보고 웃는 모습보니

언제 힘들었냐는 듯  제 피곤함이 날아가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