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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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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하루~


BY 이팝나무 2009-06-10

6월~

여름의 파릇한 초록들이 부드러운 손을 팔랑거리며 어린아이처럼 해찰에 들떠 있는 계절이다.

올 해는 이상 기온으로 날씨가 너무 부자연스럽다.

바람도 유난히 많고 비는 적고 아직도 일교차가 나는 아주 불안정한 날씨이다.

긴 인생을 살아온 것 같지도 않은데 나이는 벌써 마흔 중반을 달리고 있고 지나온 길의 흔적 위로

그림자만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는 듯한 느낌에서 벗어 날 수가 없다.

한 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 일년이 되고 그렇게 시간을 유유히 흐르고 모든건 변해

가는데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은 반듯하게 자리잡은 하나가 없다.

안정적은 생활 속에서도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내분의 소용돌이를 어떻게 다스리며

살아야 하는것인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

무언가에 미친듯이 몰두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놓지도 못하겠고 그저 끈처럼 한오라기 손아귀에

느슨히 잡고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난 일요일엔 농장에서 풀을 뽑았다.

손바닥만하게 자란 상치들이 혼기를 기다리는 처녀들처럼 바람에 살랑대는데 그 중 몇잎만 꺽어서

비닐에 담았다. 부지런히 먹어도 먹는 사람이 없으니 거의 다 버려지고 만다.

무공해 채소들이라 사먹으려면 무척 비싼데 버려지기는 참 쉽다.

며칠 있음 나무에 과일도 잘 익을거다.

그냥 재미삼아 키우는 것들이 우리에게도 지인에게도 즐거움을 준다.

고생이야 조금 하지만 배풀면 돌고 돌아 내 아이들에게 그 씨앗이 뿌려지리라.

그런 채소나 과일 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물들이 내게도 생겼으면 좋겠다.

느슨하게 이어가는 취미생활들이 튼실한 뿌리로 발돋움해서 나를 잘 지탱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양면적인 가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혜는 쌓이는데 자신감은 점점 잃어가니 말이다.

좋은 점을 많이 발견해주고 서로 칭찬해주며 살아갈 수 있는 지인들이 필요한 나이인것 같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연을 바라보며 더 많이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참~   오랜만에 글이란 걸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