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사망 시 디지털 기록을 어떻게 처리 했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74

아줌마의 날


BY 명자나무 2009-06-02

지난 봄 정모를 정하려다가 이번에는 아줌마의 날에

다 같이 모이는게 좋겠다는 의견일치로 친구들 만나는 날짜가

다른 해 보다 늦어졌습니다.

 아줌마의 날 및 멍방 정모날짜가 드디어

오기는 했는데 주일이니 이것 또한 대략난감입니다.

목사님이나 권사님이 주일 안 지키고 친구모임에 간줄알면

얼마나 혀를 \"쯧쯧\"찰런지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그리하여 궁리끝에 동네에 있는 교회로 새벽기도회를 참석하면

양심의 가책을 좀 덜 받으려나 해서 갔더니만,

문이 잠긴걸 보니 우리 교회처럼 주일에는 아침 7시에 예배를 드리는듯 합니다.

새벽에 나가다가 엘리베이터에서 컴컴한 사람을 만나 어찌나 놀랬는지

가슴만 덜컹 거리기만 하고 아무 소득없이 돌아왔습니다.

 

하는수없다, 결단을 내려야했습니다.

모처럼 친구들 만나니 이쁘게 입고 가라는 딸 아이 말대로

올 여름 최대 유행색이라는 \"핫 핑크\" 원피스를 입고

우리 교회 새벽기도회를가는데,

한 낮의 기온을 생각해서 입은 외출의상으로는 새벽 찬 바람을 막기에는

역 부족이었습니다. 오뉴월 개 떨듯 한다는 말이 바로 날 두고 한 말이더라구요.

 

교회에 가보니 자다 말고 대충 눈꼽만 띠고 오느라,

다들 행색이 말이 아닌데.

새콤맞게 빨간 옷을 입고 앉아 있자니 쑥수럽드만요.

아마도 눈치빠른 목사님은 저 예편네가 오늘 어디로 샐려고

새벽같이 나왔구나 하고 생각했을 겁니다.

새벽기도회를 마쳐도 서울로 가기에는 시간이 남아 돕니다.

하는수 없이 가게로 와서 이 한 여름에 전기 판넬을 켜 놓고

몸을 지지다 고속터미널까지 고고씽하는 전철에 몸을 싣고,

정신은 꿈나라로 급행열차 태웠습니다.

 

신세계10층에다가 된장찌개로 미리 차려놓은 아침을 먹자마자

빨리 행사장으로 가자고 일어나길래 조금 있다 가도 되지않나 생각했더랍니다.

그러나 가서보니 벌써 줄이 기다랗게 늘어져 있더라구요.

함께 얘기 하며 서 있으니 빨리 줄어들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꾸물거리며 앞으로 나아가서

10주년 떡과 함께 음료수 2병 대일밴드 손씻는 비누와 섬유유연제,샘플 아토피 로션,을 커다란 가방에

넣으니 댕굴댕굴 굴러다니더라구요.

어제 저녁에 손이 베인건 또 어떻게 알아가지고서리~

대일 밴드 아주 유용한 선물이었어요.

 

1부 아컴 행사를 치른후에, 내내 아컴에 묶여있다 헤어지면 안 된다는 비장한 각오아래

행사장 건물 바깥 바닥에서 정모가 시작되었습니다.

 

야무진 친구가 가져온 작은 돗자리와 아컴에서 나눠준 커다란 가방도.

심지어는 근처에서 줏어온 박스도 가리지 않고 깔고 앉는 우리는

아줌마 맞습니다.

 

 

어딜가나 우리와 함께 한 현수막 나이도 벌써 서너살은 족히 들었을 겁니다.

역시나 짱짱한 대일밴드로 붙이니 효과 짱! 입니다.

햇볕을 피해 요리조리 몸을 뒤틀다 이제는 하는수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제대로 수다 공간을 찾아 이동했습니다.

 

58개띠들이 가는곳이 인삼차 대추차, 이런 전통찻집이라고는 생각 안하시겠지요?

알록달록 흔들의자가 있는 곳에서 거 머시냐?

이름도 못 외우겠네요.

이러다 며느리가 이름 긴 아파트로 이사가면 가보지도 못 한다는 말이 사실이 될라는지...

하여간 줄줄이 긴 이름의 커피와 팥빙수 기호대로 케잌까지

한 자리 차지하고 즐겁게 수다에 빠지면서 잠깐씩 포즈도 취해주시는 쎈슈!!

 

 

 

 

 

 

너무 즐거운 나머지 일이 커져버렸습니다.

친구네 아버님이 새로 지은 펜션 이야기 끝에 가을 정모는 그럼 일박이일??

순식간에 교통편과 등산코스와 먹을것에 대한 논의가 끝나버렷답니다.

누가 58개띠 아니랄까봐~

어찌나 진행속도가 빠른지 아무도 못 말립니다요.

 

하여간 우리 멍친구들은 아컴에 깊숙히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끝까지 참석 하지못하고 중간에 나왔으나 그래도 우리 아지트도

아컴에 일부 아닙니까?

아지트가 잘 되야 아컴도 따라서 잘 된다는 ...

거꾸론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