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그 차를 또 박았냐? 이 눔아? 옆 집에 사시는 할머니가 성화시다.
멀쩡하게 대문앞에 잘 모셔 둔 내 차를 기어히 후미등부터 바싹
부셔 놓았으니 나의 차는 아예 외꾸눈 선장처럼 안대를 안해도 멀리서도 표시가 확실히 난다.
그렇치 않아도 내 차는 너무 유명해서 이제 유명을 달리하려나..
아침에 시동을 걸어보니 얼라라!!!
앞으로는 진행하는데는 별 지장이 없다.
다시 내려 내 차 뒷통수를 보니 트렁크부터 범퍼까지 사람으로 치면 전치 육 주는 충분한디.
옆 집 할머니는 며느리없이 애들 셋을 혼자서 도맡아 들에 밭에 나가셔서
품삯으로 사시는 분인데. 내 차를 들이박은 아들은 무조건 수리 해줄테니 공장에 맡기라는데 당당하다. 보나마나 보험처리 할 텐데.
출근을 해야 될 것이고 할 수없이 내 차를 끌고 갔더니
보는 사람들 이 참에 니 차 폐차하고 새 차를 얼른 사라는 주님의 뜻이라나.
더구나 자기 차 옆에 주차하지 말란다. 시선집중이라나 뭐라나...
속으로는 저걸 어떻게 고쳐서 타고 다녀야 되는데.
공장에 전화해보니 예상 견적으로 한 백 오십만원 나온단다.
내 차를 잘아는 공장장님 왈
\" 에구..그 차 수리비로 그냥 새 차로 바꿔봐유?\"
그래도 한 십 년 여기저기 치이고 패여도 주인 다리 잘 보필하고 다치는 것도 대신 해 준차를 남보기 민망하다고 잘 굴러가는 차를 후딱 버리라는 말에 더 오기가 생긴다.
\" 내 차 수리비 보태 줄 생각 없으면 말이라도 좀 잘해주라?\" 했더니
나보고 도로 그런다.
\" 그 차때문에 너무 빈티난당께!?\"
또 할머니가 저녁에 딸기 한 바가지 들고 주춤거리며 마당에 들어서시면서
\" 저기 차 수리비는 월매나 든디야?\'
목소리가 땅으로 푹 꺼지도록 무겁다.
\" 에구...긍께유..공장에서도 접수가 안된다구 하네유..그냥 탁 !!설 때까지 끌고 다니려구요!\"
할머니가 바지를 쑥 내리고 속옷에서 손수건을 끄내신다.
\" 저어기..이거같고는 안되겠지만..말여..울 아들이 두 번이나 그쪽을 그렇게 한 게 넘 미안하구먼..\" 내 손에 그 손수건을 덥석 잡게 하는데.
\" 할머니..저어기우..이건 못 받구요..난중에 아드님이 보험회사에 청구하라고 했으니께 그걸로 하지유\"
아니라고 그건 아니라고 극구 내 뜻을 사양하신다. 그 돈은 분명이 하루에 삼 만 삼천원 일당으로 딸기를 따서 모은 돈인데.
오늘 그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 저어기 계좌번호 불러 봐유...나중에 보험회사에 청구할 건데 벌써 어머니가 내게 20만원을 주고 갔어요\"
그나저나 내 차는 넘 튼튼하다....
그 만한 충격에도 돌아 다니는데 별 지장이 없다.아직까지....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