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골고루도 날아 들었네.
아주 좁은 구석구석까지도 놀러라도 왔는 듯
곱지만은 않은 송홧가루가 날아 들었다.
아카시아 향에 반해서 취한 듯이 온 집안의 문이란 문은 다 열어 재끼는데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소리소문도 없이 나붓나붓 내려 앉았다.
물걸레질을 아무리 해도..진공청소기를 하루 온종일 끌고 다녀도
내가 청소하는 그 동작보더 더 많은 양의 꽃가루가 날아든다.
가뜩이나 그닥 말끔하지 못한 여잔데
요즘은 표가 나도 너무 확연히 표가 난다.
청소 한 곳과 안 한 곳의 경계선이 주...욱....ㅎㅎㅎ
노란선이 갈라 놓은 곳곳마다 연 노란색의 송홧가루가 얄밉기도 해라.
아침에 청소해 둔 책상 위를 낮에 손바닥으로 쓰윽~`문질러보면
또 노랗게 송홧가루가 묻어난다.
일반 가정집이면 돌레돌레 청소기 들고 몇번만 하면 된다지만
우리집은 거의 4000 평이나 되는 건물이 온통 봄맞이 노란페인트 칠이다.ㅎㅎ
직원도 그만두고 나간 후라 월요일에 있을 작은 행사 때문에 어제도 청소하고
오늘도 노란가루 쓸어내느라 아이구..허리야.
작은 행사라 해도 100 여명.
화요일과 목요일에 또 잡혀있고
어버이 달 동네 어른분들 초청행사까지 줄줄이.....
문을 꼭꼭 닫아 놓은 공동화장실에도 물을 뿌리니 노란선이 꿈틀꿈틀....
꼭 살아서 도망가는 지렁이 같다.
주방장 할일이 갑자기 많아져서 요즘 좀....그렇다.
얼른 새 직원을 들여야 할건데 마땅한 사람을 구하려면 좀 기다려야 할 듯.
직장이 그냥 단순한 돈 버는 장소라고 여기면 힘들지만
가족과 자신의 건강과 안녕을 구하는 곳이라 여기면
훨~~씬 즐겁지 않을까 싶다.
노동의 댓가로 내 가족을 살리고 아이들의 공부도 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꼭 필요한 자리에 자신이 서 있다는 자긍심을 갖는다면
그 직장이 어디든 열심을 가지고 일 할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은 직장 더 좋은 보수만 따지자면 만족은 없을 것 같다.
지금 하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직장과 일을 찾는다면
공백기도 없애고 가족들을 힘들게 하지도 않아서 자신이나 주윗분들도
불안하지 않을 것이고 흔들림이 적을 것이기에.
노랗게 날아드는 꽃가루 덕분에 청소는 자꾸 늘어나고
얼굴은 아주~~엉망이 되고 말았다.
자잘한 알갱이 같은 뾰루지들이 얼굴과 목 경계선에 돋아나서
근질근질...이걸 그냥 확~~긁을 수도 없고 ....
얼굴색은 붉으락 붉으락...근질거려 너무 불편하다.
손톱으로 긁기라도 하는 날에는 더 엉망이라
손바닥으로 쓱~쓱~문지르고 말자니 화딱지가 날 지경인데
이걸 인력으로는 못하겠고 아휴....\'환장할 노릇이다\' 라는 표현이..딱이다~~!!!
자외선은 차단막 없이 무차별로 내려 와 쪼이고
꽃가루는 또 더 심한 공격대상이니
해마다 이 맘 때는 내가 가장 힘든 시간이기도 하다.
꽃들의 잔치에 넋을 빼고 있을라치면
이 꽃가루며 알레르기가 나를 아주아주 못 살게 군다.
그래도 재채기는 안하니 좀 낫다.ㅎㅎㅎ
밤에 화장(손님이 자주 드나드는 집이라 예의상 아주 엷게 한다.꼴에 여자라구.ㅎㅎㅎ)
을 지우고 묽은 소금물로 헹굼질해서 마무리는 하는데
한창 날아들 때는 어쩔 도리가 없다.
딱 귀밑과 턱선이 가장 가렵고 손바닥으로 문지르면 오돌도돌.
초등학교 동창회가 낼 모렌데 그 때까지는 다 나을래나?
이쁜 얼굴도 아닌데 얼굴에 뭐가 와다닥....올라 와 있다면
그나마 엷은 화장으로 여자임을 강조하는 얼굴이 이거야 원...
헤어스타일은 며칠 전에 한 굵은 웨이브 파머머리라
가는 날 대충 손 좀 보면 될 것 같고 옷은 작전성공으로 이루었고.
크흐흐흐흐흐...
아직 이삼일 남았으니 그 때 까지는 좀 진정이 될라나?
세상 일에 뭐든 댓가를 치루어야 하는 거라면 시간이 지나면
어떤 형태로든 일은 흘러가는 것이겠지만
다만 내 바램은 이쁜 꽃들이 피어나면서 겪어야 하는 고통의 시간처럼
그 끝이 아름답기를....
이 참에 아주 얼굴이 확~~박피가 되도록 허물이라도 벗겨져 버려라~~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