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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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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


BY 오월 2009-03-31

내가 살아있다는 확인이다.

밥 먹고 매일하는 설거지도 내가 살아있다는

확인이기에 대충보다는 손 끝에 힘을줘 박박

닦는다. 거역할 수 없는 늙음앞에도 치기어린

행동이면 어때 한번 부딪혀 맞서보기도 하고

동갑내기 주름진 얼굴앞에 앗싸도 외쳐보고

살아있는 삶을 느껴보기위해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그래서 매일 아침이 신나고~~~

 

하늘에 구름 흘러가 듯

얼굴위로 봄바람 스쳐가 듯

졸졸졸 시냇물 흘러가 듯

꽃피고 녹음우거지고 단풍들고

흰 눈 내리는 계절 지나가 듯

나 인생이라는 강에 삶이라는 돛단배 하나 띄워

떠내려간다.

순탄한 향해만은 아니 듯

또 꼭 거칠은 향해만도 아니 듯

밋밋하지 않은 그 향해 길이여서 나 살아있음

확인하며 신나라 했다

 

나 어디쯤 가고 있을까.

욕심많은 나니 한 절반쯤 왔다고 아니 이제

시작이라고 최면을 걸까

 

 

아들은 4월21일 군입대 날짜를 잡아놓고 빨리 가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한다.

딸아이는 이제 대학교 4학년 한 학기를 남겨놓고

외국에 나가 한 2년 입열리는 영어공부를 하고 오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한다.

아이들은 씩씩한데, 날 떠나서도 얼마든지 잘 살아낼

자신들이 있는데 그토록 씩씩하게 살아낸다던 난

마음이 왜 이럴까

 

헝클어진 철수세미로 덕지덕지 밥풀묻은 압력밥솥

닦아논 기분이다.

저 남자 저 한결같은 모습으로 날 웃으며 바라보는

저 남자.

하지만 부족하다.

가슴속이 꽈배기처럼 꽈리꽈리 뒤 틀린다.

퇴근해 들어온 내 앞에 아들이 자랑스런 모습으로

웃고있다. \"타투\" 내가 그걸 몰라.

패션의 하나쯤 악세서리 하나쯤으로 생각해 달라한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옛 성현의 말씀을 잣대질로 굳이

들이대지 않아도 한 마디 상의없이 내 기준으로

 

그 여린몸에 문신이라니~~~~

\"네!이놈!\"

네 몸에 문신은 너에 몫

가슴이 아파 우는 것은 나의 몫

아들의 위로가 날 더 울린다.

고정관념을 버리라한다.

여자들도 다 한다고

그래도 난 가슴이 너무 아프다.

세상어느 아들이 귀하지 않겠냐만 내 아들은 하나뿐이지

국가 안보도 뒤숭숭한 이 때 보내는 마음도 불안한데

훈장처럼 몸에 상채기를 낸 아들이 너무 철없고 속상하다.

언젠가 후회하는 날이 와도 지금 해보고 싶은 걸 해봤으니

후회없는 삶을 살도록 엄마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들 난 바본가보다  달래주는 아들을 보니 더 눈물이난다.

오늘 내가 탄 조각배는 풍랑을 제대로 안고 휘청인다.

졸졸졸 물 흘러가 듯

하늘에 흰구름 흘러가 듯

내 조각배 지나는 여울목 쯤

앗싸 힘내서 노나 젓자.

그까짓 군대 가는게 뭔 대수라고

그까짓 \"타투\"하나 몸에 새긴것이 뭔 대수라고

꼴에 어미라고 .........

난 내맘대로 되는데,넌 내맘대로 안 되는구나.

어이! 아들

부디 후회없길 바라네

네 바람대로 즐기며 살아내는 멋진 삶이길 바라네!

그렇지만 나 죽는 날까지  거역할  수 없는 

에미이기에 

내 몫의 아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