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있다는 확인이다.
밥 먹고 매일하는 설거지도 내가 살아있다는
확인이기에 대충보다는 손 끝에 힘을줘 박박
닦는다. 거역할 수 없는 늙음앞에도 치기어린
행동이면 어때 한번 부딪혀 맞서보기도 하고
동갑내기 주름진 얼굴앞에 앗싸도 외쳐보고
살아있는 삶을 느껴보기위해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그래서 매일 아침이 신나고~~~
하늘에 구름 흘러가 듯
얼굴위로 봄바람 스쳐가 듯
졸졸졸 시냇물 흘러가 듯
꽃피고 녹음우거지고 단풍들고
흰 눈 내리는 계절 지나가 듯
나 인생이라는 강에 삶이라는 돛단배 하나 띄워
떠내려간다.
순탄한 향해만은 아니 듯
또 꼭 거칠은 향해만도 아니 듯
밋밋하지 않은 그 향해 길이여서 나 살아있음
확인하며 신나라 했다
나 어디쯤 가고 있을까.
욕심많은 나니 한 절반쯤 왔다고 아니 이제
시작이라고 최면을 걸까
아들은 4월21일 군입대 날짜를 잡아놓고 빨리 가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한다.
딸아이는 이제 대학교 4학년 한 학기를 남겨놓고
외국에 나가 한 2년 입열리는 영어공부를 하고 오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한다.
아이들은 씩씩한데, 날 떠나서도 얼마든지 잘 살아낼
자신들이 있는데 그토록 씩씩하게 살아낸다던 난
마음이 왜 이럴까
헝클어진 철수세미로 덕지덕지 밥풀묻은 압력밥솥
닦아논 기분이다.
저 남자 저 한결같은 모습으로 날 웃으며 바라보는
저 남자.
하지만 부족하다.
가슴속이 꽈배기처럼 꽈리꽈리 뒤 틀린다.
퇴근해 들어온 내 앞에 아들이 자랑스런 모습으로
웃고있다. \"타투\" 내가 그걸 몰라.
패션의 하나쯤 악세서리 하나쯤으로 생각해 달라한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옛 성현의 말씀을 잣대질로 굳이
들이대지 않아도 한 마디 상의없이 내 기준으로
그 여린몸에 문신이라니~~~~
\"네!이놈!\"
네 몸에 문신은 너에 몫
가슴이 아파 우는 것은 나의 몫
아들의 위로가 날 더 울린다.
고정관념을 버리라한다.
여자들도 다 한다고
그래도 난 가슴이 너무 아프다.
세상어느 아들이 귀하지 않겠냐만 내 아들은 하나뿐이지
국가 안보도 뒤숭숭한 이 때 보내는 마음도 불안한데
훈장처럼 몸에 상채기를 낸 아들이 너무 철없고 속상하다.
언젠가 후회하는 날이 와도 지금 해보고 싶은 걸 해봤으니
후회없는 삶을 살도록 엄마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들 난 바본가보다 달래주는 아들을 보니 더 눈물이난다.
오늘 내가 탄 조각배는 풍랑을 제대로 안고 휘청인다.
졸졸졸 물 흘러가 듯
하늘에 흰구름 흘러가 듯
내 조각배 지나는 여울목 쯤
앗싸 힘내서 노나 젓자.
그까짓 군대 가는게 뭔 대수라고
그까짓 \"타투\"하나 몸에 새긴것이 뭔 대수라고
꼴에 어미라고 .........
난 내맘대로 되는데,넌 내맘대로 안 되는구나.
어이! 아들
부디 후회없길 바라네
네 바람대로 즐기며 살아내는 멋진 삶이길 바라네!
그렇지만 나 죽는 날까지 거역할 수 없는
에미이기에
내 몫의 아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