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에 아들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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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엄마와 동생이 교통사고로 이세상을 등지고 간후
우리 가족은 전화벨 소리를 가장 무서워 한다
늦은 저녁에 걸려오는 전화도 무섭고
새벽녘에 걸려오는 전화는 더구나 까무러치기 일보직전이다
교통사고가 났다고 새벽녘에 전화를 받고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으나 모두가 이세상사람이 아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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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론 우리 가족들은 서로 전화를 잘 안한다
특별한일 있을때만 대 낮에 통화 할뿐 날이 어두워지면
전화하는걸 꺼려한다
특히 내가 심장이 약해서 잘 놀래기때문에 더구나 나에게
전화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남동생이 분당에서 테니스코치를 하는데
그 동생은 자주 전화를 한다
가끔 렛슨이 끝난후에 전화하다보니 9시경할때가 있는데
전화벨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덜커덩 무너져 내리기 일쑤다
동생은 말한다
누나 이젠 그만할때도 됬는데......넘 놀랜다구.....
그런 나를 생각해준다고
전화 하자마자 놀래지말구 들어 그냥한거니까.......라고 시작말부터 하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주말 밤중에 아들에게 전화가 걸려와서
이불속에서 가슴을 쓰러내리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전활 받았다
그런데 이녀석이 더 간 떨어지게 흐느끼며 우는게 아닌가.........
무슨일이니?
어디 아프니?
몇번씩 외쳐 물어보니
엄마 그게 아니고 .......너무 고마워서요.........
일단 안도에 숨을 쉬고
왜그래 안자고 무슨얘긴데 새벽에 전화야....엄마 놀랬자너.....이눔아!
엄마, 아빠 환율도 올라가고 힘들텐데
힘든와중에도 이곳에 보내줘서 너무 고마워요
저 열심히 할테니까 믿어주세요.....
좋은말만
부모가 감동받을 말만 골라서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다.
부모 자식간이건
부부사이건
떨어져 있어야 소중한걸 아는가보다
아들이 이곳에서 게을리 했던 공부와 모든 생활들을 후회하며
다른사람으로 태어나려고 발버둥치고 있는게 가슴으로 느껴졌다
자식이 아프면
공부고 뭐고 다 필요없다구 이세상 살아가는데 공부가 다가 아니라구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이라며 떠들지만
조금만 차도가 생기면 언제 그런 절절한 마음이 있었냐는듯이
닥달하며 너의 본분은 학생이구 학생이 할건 공부밖에 더 있냐구
욕심의 끝이 안보이도록 닥달을 해댔는데....
이번 기회에 나두 엄마로서 반성도 해봐야지
건강하구 공부도 열심히 하구
더군다나 마음과 생각의 주머니가 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구.
가슴이 따뜻하고
마음이 넓은 남자가 되었으면 좋겠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