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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눈을 뜨다


BY 마중물 2009-03-21

 

따시다. 참 따시다.  봄 날이다.
 
밤 사이에 눈을 떴다.
봄이 눈을 떴다.
꽁꽁 싸매 두었던 껍데기를
뚫고 목련이 하얀 눈을 떴다.
 
강아지는 보름을, 고양이는 한 달을 기다리지만
이 봄은 눈을 뜨기 위해
사계절을 빙 돌아오고서야 눈을 떴다.
오랜 기다림이었다.
엄동설한을 헤치고 밤사이 폭풍이 불어와
나뭇가지를 뒤 흔들 때에도
그 모든 고통을 참고 인내하며 기다려준
이 봄에게 좀 더 넓은 아량의 눈을 떠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