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시간이 되었긴 해도
사랑을 잃어버린 쌤이 나에게 아픔을 호소했다
(일이 있고 당당하고 사랑스럽고 따스하고 스마트하기까지한
쌤도 잃어버린 사랑 앞에선 바보가 될 수 밖에 없다
사랑은 그것마다 색깔과 향기와 질량이 다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위로나 아픔을 대신해 줄 수 없다
측정도 가늠도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다만 ..
조용히 그녀의 아픔이나 하소연을 들어줄 밖에는 ...
사랑을 얻고 싶다고 해서 얻을 수 없으며
내동댕이 치고 싶다고 내동댕이 칠 수 없습니다
사랑을 온전히 숙성 시키고
무르익어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만 있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더구나 확신했던 사랑도 어느 순간
너무나 절박한 배신으로 답을 줄 수도 있고
사랑에 프로 이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사랑에 프로일 수 있는 때는
그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그를 덜 사랑할 수 있을 때 뿐이라고 ..
내가 그를 버려도 그는 나를 버리지 못할 거라는 엉뚱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뿐이라고
< 느지막히 찾아 온 사랑에 그 감정을 어떻게 할지 몰라 혼자 가슴아파하던 그 때의 나는,
참 바보같았네요... 내 사랑이 그의 것보다 컸기 때문이겠죠.
그 후론 \'덜 사랑하는\' 법을 배우려 안간힘을 썼어요.
..... 하지만, 더 시간이 흘러 깨달은 건, 맘껏 사랑했기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거죠.
후회도, 미련도, 아쉬움 따위도. 그건 덜 사랑한 사람의 몫이 되어 있을까요?
그 사랑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지만,
그 사랑이 지난 자리에는 아주 흉칙한 흔적이 남아버렸네요.
완전하던 나는 사라지고, 그 감정을 알아버린 가슴이 가끔은 지독한 허전함을 느끼거든요.
마음에 참 안 드는 나의 어떤 부분이지요.>
연습이 없고
그만큼 순수했기 때문에 감출수 없는 사랑에 올인 한 거겠지요
사랑을 놓쳤을 때
무의식적으로라도
상처를 덜 받기 위해 이런 저런 설정을 해 놓습니다
그리고 자기자신에게 그걸 저장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합니다 ~
순간 순간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자기의 오만함과 열등감과 잡다한 생각들과 싸움을 시작하는 거죠
그리고 어떻게든 바둥거리며 오만한 자기를 그 생각 속에 넣어놓고 싶어하면서
모든 것은 자기 맘대로 되지 않지요
만약 그것이 맘대로 된다면 인간과의 만남이 아니고 로버트와의 만남일지도 모르고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랑이 아름다우면서 쓰기까지 한 건 아닐른지
쌤이 더 사랑했기 때문에 ..
그만큼 순수했기 때문에 받았던 상처가 왠지 저의 가슴을 살짝 치네요
이별이 주는 고통과 아픔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건지 너무도 잘알고 있거든요
사랑의 치유는 결국 사랑만으로 가능한 건데
상처를 입은 사람은 본인도 모르게 방어하고 지키고 집착하려는 생각이
본인이 스스로 사랑으로 부터의 자유를 즐기지 못할 우려조차 있는 듯 해요
사랑을 잃어버리고 그때의 사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만
그때 내가 이렇게 말했으면 좋았을 것을
죵크를 그만 좀 했으면 좋았을 것을
내가 그에게 좀 더 쿨하고 전화도 하지 않을 것을
뭐 이런 저런 생각은 다 소용이 없습니다
소용이 없다면서 자꾸만 그 생각을 다람쥐 쳇바퀴돌듯이 하고 ..
보고 싶다는 그 간절한 소망 속에서 너무도 아파하면서
그 누굴 만나도
그 사람 얼굴이 떠오르고
원점으로 돌아가서 자기도 모르게 그 사람 이야기를 횡설 수설 떠들고 있고
놓친 열차가 아름답다고
그 기차가 떠났기 때문에
혹은 내가 더 사랑했기 때문에 연연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그 보다 더 훌륭하고 잘나고 멋진 남자들은 무한숫자일지도 모르는데 ..
내가 그를 길들이고
그가 나를 길들이고
그 안에 갇혀있던 시간과 공간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버리지 못하면서 아파하는 시간들입니다
더 큰 사랑이 쌤의 가슴을 열고
쌤에게는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관대한 사랑이의 따스함이
쌤이 받았던 상처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해줄
바로 그 사랑이 오는 날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