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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세 울 엄니 생신을 앞두고...


BY 장미정 2009-02-18

열아홉에 시집을 와 스물에 아들 놓고 스물 둘에 울 엄니 날 낳았다.

스른 일곱에 다 키운 고2아들 뇌종양을 저 세상 보내고

평생 술 주정뱅이에다 게을러 터져 평생 아랫묵에 몸 맡겨사는

남편 대신 평생을 일 해 오신 엄마...

 

그러다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나...

하나 밖에 없는 딸이 스물에 시집을 간다니..

결혼식 올려 놓고 6개월 만에 이혼하셔 버리더군...

 

딸이 아니라...같은 여자로서도 이혼 참 잘했다 싶었다.

왜냐면 내가 봐도 징글 징글 했기때문이다.

 

그러다...마흔 일곱에 재혼을 하셨는데.

7년을 사시더니...

그 쪽 자식들이 혹시나 재산 가로챌까 싶어서 인지

그리 잘하듯 큰딸이 울 엄니한테 이년아 저년아 하더란다.

재혼당시 돈 한푼 받은거 없다가...

3년 만에 1억 7천 하는 집을 하나 엄마 명의로 해줬을 뿐인데.

부동산이 30억대 부자라던데...그깟 집 한채 해줬다고

사기꾼 취급이나 하구...참 세상은 별 희안한 인간들이 많았다.

 

결국 7년전에 이혼하셨다.

 

그래도 그 지역에 거래 은행 가면 사모님 소리 들어가며

편하게 사시다가  위자료 구천 받고 나와서 혼자 살려니

막막하셨던지 아파트 계단 청소 하러 다녀셨다.

시작하고 1년 만에 내게 들켜서...

관절도 안좋으면서 왜그런데 다니냐며 다니지 말라는 조건으로

달달이 백만원씩 보낸지가 3년째다.

 

그런데, 노느니 뭐하냐면서 다시 다니면서 나름 재미나게 사신다.

 

\"요즘 벌이도 시원찮고,경제도 어려울텐데

엄마 생활비 보낸다고 벅차지 않니?

내가 그래도,좀 참고 살걸 괜히 집나와 이혼하면서

너 고생만 시키는 구나\"

 

하시는 말에 쓸데 없는 소리 한다며 오히려 내가 야단을 쳤다.

인간 같지 않은 인간들 속에서

사람하나 제대로 알아채지 못하는 그 집구석 잘 나왔다했다.

 

사람있고 돈 있지 돈있고 사람있냐구...

사람으로 태어나 인간의 탈을 쓴 개만도 못한 사람속에서

눈.귀.입 더러워지며 살 필요 없지 않냐는 거지..

 

동치미도 담가 놓고

파김치도 담가놓은거 챙겨서

울 엄마 생신날 하루 가게 쉬고 다녀와야지..

1시간 20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자주 못가고 항상 엄마가 오신다.

좋아하시는 잡채도 해드리고,

용돈도 20만원 봉투에 넣어놨다.

 

결혼해서 첫애 낳고 난 후

엄마의 소중함과 애틋함을 느꼈는데,

결혼 생활 하면서 제대로 못해주다가,

이혼을 하고 혼자되니, 그나마 내가 봐도 잘 하는 것 같다.

울 엄니 한테 이모 왈 \" 2남 2녀 있는 나보다, 하나 있는 정아가 니한테

더 잘한다....열 아들 안부럽다..신랑 복은 없더만...딸 복은 있네...부럽다.\"

 

혼자니깐...잘 할려는거지...

젊은 엄마라서 좋고,

김자옥처럼 공주풍 좋아해서 이쁘고 세련되서 좋은 엄마.

건강하고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엄마 !

 

엄마 라는 이름은 참 위대한것 같다.

어딘가 모르게 뭉클함이 밀려오는 단어.

 

울 엄마는 참 강했다.

내가 이혼 할 당시,

나를 향해 컴퓨터 모니터 던지는 남편에게

\"내가 보는데서도 때리는걸 보니 지네끼리 있을땐

얼마나 애를 팼겠어! 니가 함부러 손지검 해도 되는 그런애 아니야!!\"

하면서 사위뺨을 후려치시는 울 엄마 였다.

 

참, 강했다.

 

다혈질이고, 성격도 급하고, 그러시지만,

항상 우린 베푸는 삶을 살자면서

긍정적인 삶을 가르쳐 주신 울 엄마

너무너무 사랑하구

엄마 딸로 태어난걸 너무 감사하게 생각해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