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아파트 거실 통 유리 앞에서 베란다 창문을 내려다 보니
다시 겨울이 시작될려고 그러는지 산에 있는 나무들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얼마나 세찬 추워일까 싶어서 베란다 창문을 열어보았더니
칼날처럼 얼굴을 때리는 추운 바람이 나를 뒤로 밀었다.
오후에 투석하러 병원에 가야하는데 이 추위속에서 혹시 날아가는것은 아닌지
오후에 어떻게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걱정하지 않았지만
더운것 보다는 추운것을 싫어하는 나였기에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2시30분이 넘어가는 시간에 집에서 나섰다.
지하철역쪽으로 걸어가는데 학교 수업을 마친 초등학교 아이들이
한명씩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데 어떤 아이의 가방은
어깨에 매는 가방이 아니고 사람들이 여행을 다닐때 끌고 다니는
그 가방을 끌고 올라오는데 웬지 모르게 그 아이가 안타깝게 보였다.
평소보다 일찍 병원에 도착 4시간동안의 투석을 마치고 병원을 나서는데
마치 태풍이 불듯이 찬바람이 불어오는데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것 보다는
택시를 타고 싶었다.
내가 택시를 타고 싶었던 이유라면,
내가 사는 동네 아래쪽에 파출소가 있고 상점들이 있는데
놀이터 옆에 포장마차 하나가 생겼다.
병원에서 나오면서 갑자기 그 포장마차 생각에 택시를 탄것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운 그곳에 내려서 약 5분을 걸었다.
혹시 추운날이라서 포장마차가 없는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면서
파출소쪽으로 올라가니까 불을 밝히고 있는 포장마차가 보인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데 난 슬그머니 안으로
살며시 들어가면서 처음보는 포장마차 주인에게 인사를 했다.
\"저 아저씨 소주 한 병하고 오뎅탕 하나하고 고등어 구워주시죠?\"
\"예 됩니다\"
나 혼자 포장마차에 들어가서 소주하고 안주를 시키는것은 처음이다.
가끔 아는 사람들 만나면 포장마차에 따라 들어가서는
술은 마시지 않고 안주를 축낸적은 있지만 포장마차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
그 마음에 포장마차 안에 들어갔다.
잠시후 소주 한 병과 따끈한 오뎅탕 그리고 고둥어 구이 한마리가
내 앞에 차려졌다.
따끈한 오뎅탕 국물을 한번 마셔보는데 천국이 따로 없었다.
어쩜 그렇게도 시원한지 소줏잔으로 반컵 마시고 오뎅 먹고
그리고 고등어를 뜯어먹는데 집에서 먹는 고등어 맛하고는 차원이 틀렸다.
가스불이 아닌 연탄불에 구워서 나온 고등어 맛을 보니까
고소한 맛이 나의 입맛을 더 자극했다.
그러나 소주 한 병을 다 비워본 역사가 없기에 소줏잔으로 3잔을 마시고는
오뎅과 고등어를 먹기에 바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차가운 의자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포장마차 안에서 소주를 마실려니 아는 지인들과 같이 포장마차안에 들어왔던
그때 그 느낌이 나지 않는다.
역시 난 포장마차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타입이 아닌가 보다.
눈 앞에 멍개며 새우 그리고 홍합과 홍합을 담아놓은 홍합국물이 보인다.
예전에 투석하기전에는 어머니가 시장에서 사왔던 멍개며 홍합등을
많이 먹었지만 어느 순간 입맛이 변하면서 멍개와 홍합과는 담을 쌓았고
새우를 즐겨 먹는편인제 어젯밤에는 배 터지게 멍개며 홍합
그리고 새우를 먹고 나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소주값과 안주값을
계산하고 포장마차를 나왔다.
그런데 집으로 올라가면서 후회가 되었던것이라면
친구를 불러서 같이 소주를 마셨더라면 좋았을것이라는 생각이 뒤듯게드는데
그래도 혼자 마시는 느낌 보다는 두 사람이 같이 마시는 느낌이 좋을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