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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혼이라는것을 했다 (3)


BY 원고지 2009-01-25

이혼 후 처음 맞는 명절 이다.

늘 분주하고 부엌떼기(?)로 지냈었는데 거추장스러운거 안하니, 너무 편해서 이상할 정도다.

 

병원치료가 끝난후  스스로도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다고 생각되어서 거처지를 원래 살던곳으로

옮겨왔다. 물론 해오던 일도 그대로 유지되어서 가정생활 이외엔 삶의  형태는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나름대로 유지하고 싶었고, 아이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해서...

 

부모의 이혼이, 사춘기 아이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억지였을수도 있고 ,무엇보다 예민한 시기탓에

어떤식으로든 가까이서 지켜봐주고 아이들에게 엄마와의 단절감을 줄이고 싶은마음도 컷다.

이혼을 이행하면서 아이들은 내손으로 키워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야만 할것이라고 믿고있었지만,

현실에서 문제점들을 부딪히면서 마음에서 한겹한겹 내려놓아야 했다.

 

가슴이 언저리가 멍이든것처럼 아렸다.작은 아이가 늘 맘에 막혔서...

학교생활 이후시간과 엄마의 퇴근 이후엔 늘 같이 붙어다녔고 같이 샤워하고 ,친구들 뒷담화도 은근히

나누면서 영원히 통하는 친구였을거라며  늘 다정했던 모녀이기에  엄마의 빈자리에 엄마보다 몇배 더

아프고  눈물을 흘렸을 딸아이를 생각하니 삶의 이유조차 없어진것 같았다.

 

폭력으로 고소를 한상태에서 합의이혼이란 것을 이끌어내면서 위자료 ,합의금 명목으로, 시댁으로부터

방 한 칸짜리  전세도 얻기  힘든 정도 받은처지라 ,경제적으로까지 아이들에게 이중고를 맞게할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시댁식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엄마에게 맡길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

얘들아빠때문에 ,언제 끝이날지 모른다는 법적싸움에  끌려다닐 여건도 못되고... 아이들 가까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있는 방법을 택했다.

 

우여곡절끝에, 3개월 숙려기간이 끝나고 법원나가서 확인을 받긴 했지만,지금 까지도 휴대폰문자로,

늦은저녁 취기가 가득찬 목소리로 애원하듯 절규를 하는 그사람을 보면서 ,이제정말 편히 쉬고싶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하지 못 하는 나의 우유부단(?)함이 미치도록 원망스럽고 거추장스럽다.

진심을 모르겠다 ,헤아릴 이유도 없지만...

현실에서 모자름을 과거의 아쉬움에서 찾으려는 남자들의 이기적인 마음때문이라고 ,당분간만

견뎌내면 될 과정이라고 애써 나를 태연한척 다독여보지만, 하루 24시간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이런 나의 선택이 아이들과의 시간은 얻었지만 ,얘들아빠에게는 다시 함께할수 있을것이라는

여지 라는것을 주고 말았다. 조금은 예상했지만 ,가능성까지 열게한 결과가 되어버린것 같다.

 

무엇보다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아빠이고 아이들의 중심이 되어야할 사람이 자꾸

휘청거리고, 이핑계 저핑계를 다 가져다대며 만날 기회만을 노리는 그 사람때문에...머릿속으로는

그사람을 보며 아파하지도 안쓰러워하지도 말고,내마음이 흔들려서도 안된다고 수십번 되내이고

확인을 시켜가지만, 이 가슴이 아파서 미칠것 같다.

 수십번의 멍자국으로 더 이상 아픔도 느끼지 못할줄 알았는데, 아직도 아플수 있다니  나 라는

사람에게서 행복과 희생 을 나눌수는 없는것인가 ......

 

나라는 존재를, 입에 담기도 험한 말들로 비난하고,마시던 소주를 내개 부으면서 폭언을해댈때마다

다짐했었다.

 

\'너에게 진흙같은 삶을 살게할 때가 꼭 올거야. 나 라는 사람에게 구걸하는 날이 언젠가 올거야...\'

 

 지금은...무섭다.

그때 했던 그사람을 향한 비난이 ,생각대로 내눈에 너브러져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