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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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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편지


BY 야생화 2008-12-30

 내가 일하는 곳  통로 에  맹인 할아버지 한 분이

 구걸을 하고  계시다

 들리는 소문엔   할아버지가 7살 되는 해에

 눈에 앙잿물이  들어가  소경이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부모가 버렸는지 아니면  고아가 되어서인지

 양아치 무리에  들어가  팔순이 되는  오늘날 까지

 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신세이다

 할아버지 말로는  당신이 벌어놓은  돈을 

 아들이 다  가지고  자취를 감추었다고  하지만 .............

 

아침 8시 쯤에 데려다 놓고  저녁 늦에야  데려간다

 \'\' 할아버지  여태  집에 안가셔서요\'\'

\'\'  응  델로 와야 가제\'\'

\'\'   아니  이  추분날에  여태도 안와서요

\'\'  .............. \'\'

나는  괜히   할아버지께 짜증을  낸다

 

할아버지는  아침을  인절미와 커피로 대신 하시고

닞에는  수입이 좋으면 국밥을  아니면 

밥 한그릇에 달랑  김 몇 장으로  잡수신다

그것도  식당 주인의 눈치를 봐가며

가야지  잡술 수가 있다

 

할아버지는  가끔 내게  비닐봉투를  달라고  하신다

청소 하면서  깨끗한 봉투를  모아 갖다 드리면 좋아 하신다

쓰레기을  통로에 버리지 않으시고  꼭 봉투에 넣어서

 쓰레기 하치장으로 가져 오신다

 

 할아버지는  당신한테  말을 걸어주면  기분이 좋다

 난  비닐 봉투를  편지 처럼 접어서

\'\' 할아버지 연애 편지요 \'\'

 하면서 드리면  연애팬지 라꼬 하시며  웃어신다

 

 매일 다니는 길이지만  가끔은 엉뚱하게

 남의 가게로  들어가기도 하고

 길 모서리에 이마을  박기도 한다

 \'\' 할아버지  이쪽이라구 ~~~~~~~~~요 \'

 난  할아버지 귀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며 장난을 친다

 \'\'  내가  귀 먹은줄 아나  와 소리 지르노 \'\'

 \'\'  난 할아버지가   귀 먹은줄  알고 그랬지렁 \'\'

 하 ㅎㅎㅎㅎㅎㅎㅎㅎ

 

  인명은 제천이라고 하지만

  이 할아버지도 어서  하늘이 데리고  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왼 종일  차가운 세멘트 바닥에 앉아  있서서 인지 

  뭘  잡숫기만 하면  화장실로 달려온다 

  \'\' 할아버지  화장실  자주 오면 세금 내야 하는데요\'\'

 \'\'  얼마고 내 주꾸마  이따가 온나 \'\'

  

  인정이 맣으신  할아버지는  내게  늘 뭘  사주고 싶어한다

  \'\' 니   커피 묵얼레  사주꾸마 \'\'

  \'\' 할베  시시하게 커피을 우째 묵노 \'\'

  \'\'  그라머  머 묵얼레\'\'

 \'\'  나는요  불란서  꼬낙 아니문 안 묵어예\'\'

 \'\'  히 히  그게 머꼬 우째 생긴거고 \'\'

 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입으론 웃어면서도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른다

 할아버지는   비가오나 눈이 오나 

  늘  그 자리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며  구걸을 한다

  두만강  푸른 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