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곳 통로 에 맹인 할아버지 한 분이
구걸을 하고 계시다
들리는 소문엔 할아버지가 7살 되는 해에
눈에 앙잿물이 들어가 소경이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부모가 버렸는지 아니면 고아가 되어서인지
양아치 무리에 들어가 팔순이 되는 오늘날 까지
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신세이다
할아버지 말로는 당신이 벌어놓은 돈을
아들이 다 가지고 자취를 감추었다고 하지만 .............
아침 8시 쯤에 데려다 놓고 저녁 늦에야 데려간다
\'\' 할아버지 여태 집에 안가셔서요\'\'
\'\' 응 델로 와야 가제\'\'
\'\' 아니 이 추분날에 여태도 안와서요
\'\' .............. \'\'
나는 괜히 할아버지께 짜증을 낸다
할아버지는 아침을 인절미와 커피로 대신 하시고
닞에는 수입이 좋으면 국밥을 아니면
밥 한그릇에 달랑 김 몇 장으로 잡수신다
그것도 식당 주인의 눈치를 봐가며
가야지 잡술 수가 있다
할아버지는 가끔 내게 비닐봉투를 달라고 하신다
청소 하면서 깨끗한 봉투를 모아 갖다 드리면 좋아 하신다
쓰레기을 통로에 버리지 않으시고 꼭 봉투에 넣어서
쓰레기 하치장으로 가져 오신다
할아버지는 당신한테 말을 걸어주면 기분이 좋다
난 비닐 봉투를 편지 처럼 접어서
\'\' 할아버지 연애 편지요 \'\'
하면서 드리면 연애팬지 라꼬 하시며 웃어신다
매일 다니는 길이지만 가끔은 엉뚱하게
남의 가게로 들어가기도 하고
길 모서리에 이마을 박기도 한다
\'\' 할아버지 이쪽이라구 ~~~~~~~~~요 \'
난 할아버지 귀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며 장난을 친다
\'\' 내가 귀 먹은줄 아나 와 소리 지르노 \'\'
\'\' 난 할아버지가 귀 먹은줄 알고 그랬지렁 \'\'
하 ㅎㅎㅎㅎㅎㅎㅎㅎ
인명은 제천이라고 하지만
이 할아버지도 어서 하늘이 데리고 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왼 종일 차가운 세멘트 바닥에 앉아 있서서 인지
뭘 잡숫기만 하면 화장실로 달려온다
\'\' 할아버지 화장실 자주 오면 세금 내야 하는데요\'\'
\'\' 얼마고 내 주꾸마 이따가 온나 \'\'
인정이 맣으신 할아버지는 내게 늘 뭘 사주고 싶어한다
\'\' 니 커피 묵얼레 사주꾸마 \'\'
\'\' 할베 시시하게 커피을 우째 묵노 \'\'
\'\' 그라머 머 묵얼레\'\'
\'\' 나는요 불란서 꼬낙 아니문 안 묵어예\'\'
\'\' 히 히 그게 머꼬 우째 생긴거고 \'\'
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입으론 웃어면서도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른다
할아버지는 비가오나 눈이 오나
늘 그 자리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며 구걸을 한다
두만강 푸른 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