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건물 옆 자투리 땅 네 군데 꽃밭을 만들고, 길건너 시유지 세 군데도 꽃밭을 만들었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꽃밭을 만들고 지키고, 날이 가고 달이 가고 계절도 두번이나 바뀌고, 꽃밭이 제법 모양을 갖추어 갔다.
나비도 날아들고, 벌도 날아들고, 벌새도 날아들었다.
똥오줌 냄새대신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흘렀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구경하는 사람도 생기고, 사진을 찍는 사람도 생겼다.
일부러 차를 멈추고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 식당이 언제 오픈하며 무슨 음식을 파느냐고 묻는 사람등 관심을 표하는 사람이 점점 늘더니 드디어 오스틴의 일간 신문에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하였다.
식당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개업 전이라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신문에서 기사화 해준다면 장사에 도움이 될거란 생각에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기자가 먼저 왔다.
필름통을 바꿔가며 수 없이 많은 사진을 찍었다.
다음날은 인터뷰하는 기자가 왔다.
통역없이 잘 알아 듣고 내 할 말도 다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내 영어실력이 좋다.
사실 아들보고 통역을 해달랠까 말까했는데, 그냥 부딪쳐보니 할 만하다.
생각보다 내가 수다쟁이다.
산을 하나 통째로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는 이야기, 폐를 한쪽 잘라낸 이야기, 수술하고나면 남편이 산을 사주기로 약속한 이야기, 산보다 도심에 정원을 만드니까 같이 즐기는 사람이 많아 더 좋다는 이야기…술술 잘도 한다.
험한 지역에 어찌 식당을 할 생각을 했느냐고 묻는다.
꽃밭을 만들 공간이 있기에 했노라고 대답했다.
사실이긴 한데 내가 생각해도 그 대답이 참 어처구니 없다.
식당을 하겠다는 사람이 엉뚱하게 꽃밭을 할 땅만 눈에 보였다니…
경제면 표지기사 중앙에 식당을 배경으로 남편이 꽃밭에 물을 주고 있는 사진이 큼직하게 실렸다.
계속되는 뒷면에는 아들이 종업원들과 같이 개업을 준비하기 위해 부엌에서 일하는 사진, 밀집모자를 쓴 내가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는 사진도 실렸다.
사진과 함께 실린 기사는 오랫동안 버려졌던 지역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과 그곳에 정원을 조성한 나에게 그 공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 외에 다른 사람과의 인터뷰 내용도 있었다.
경찰관계자는 오랫동안 버려졌던 지역이 어찌 한 사람의 공으로 살아날 수 있겠느냐 모두가 같이 협력해서 이루어진거지..라고 말했단다.
나 한사람의 공이라고 인정하지 않은 그 말에 날 질투하나보다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두고두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 말이다.
시청에서도 경찰에서도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시청은 하루에도 서너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