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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과 귤을 나눠먹는 그 순간에


BY 이 예향 2008-12-13

수박과 귤을 나눠먹는 그 순간에

 

                                                                                                                                       이 예향

 

 

충남 부여군에 있는 부여도서관 주최로 2008년 9월 19일부터 2008년 12월 12일까지 매주 금요일 밤마다 12주 코스로 열린 시창작 교실을 2008년 12월 12일 금요일 밤으로 마치고 나서 다과로 수박과 귤을 나눠먹는 순간에 새삼 문뜩 떠오르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나의 형제자매들

내가 철없는 12살 유년시절 추운 겨울 휴일이었지

그 날은 시골 5일 장날이었는데 5일장 전날에는 펄펄 눈이 많이 내려 흰 눈으로 많이 쌓여있어서 오빠와 나와 동생들은 흰 눈으로 부모님과 우리 모든 식구들의 눈사람을 만들어 재미있게 놀고 있었고 엄마는 막둥이를 출산하신지 며칠이 된지라 산후조리를 하고 계셨고 그 날이 마침 시골 5일 장날이라 아빠께서는 장에 가시더니 반찬거리와 큰 수박과 귤을 사가지고 오셨지

아빠께서 장에 다녀오신 때가 점심 먹을 때가 되어 엄마께서 차려주신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오빠와 나와 남동생은 학교숙제를 하고 있었고 아직 학교를 안 다니는 여동생은 약 이십여일 전에 태어난 갓난아이를 보며 놀고 있고 있는데 산모인 엄마께서는 아빠께서 사오신 수박과 귤을 부엌에 가셔서 수박을 썰어가지고 방으로 오시더니 숙제를 하고 있는 우리를 부르시길 얘들아 이리 와서 아빠께서 사오신 수박도 먹으며 귤도 먹으라 하시기에 하던 숙제를 다 정리하고 나니 엄마께서는 우리 아들 딸들 손에 수박을 쥐어 주시면서 잘 먹어라며 말씀을 하시길 얘들아 이 수박을 먹고 아프지 말고 이 수박처럼 아주 큰 사람으로 훌륭한 우리 자식들이 되어다오 하시면서 우리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수박을 먹게 하셨고 아빠께서는 사오신 귤을 까서 우리 아들 딸들 입에 넣어주시며 말씀하시길 내 아들 딸들아 부디 모쪼록 아주 튼튼히 잘 커서 우리 집과 우리나라의 큰 아이들이 되어다오 아빠께서는 말씀을 하시면서 귤을 입에 넣어주시면서 우리 남매들을 아빠의 품안에 껴안아 주셨지

오빠와 나와 두 동생은 수박과 귤을 다 먹고 나서는 네 아빠 엄마 우리는 나쁜 사람이 안될께요 하면서 부모님의 큰 아들인 오빠는 엄마의 어깨를 큰 딸인 나는 아빠의 어깨를 부모님의 작은 아들은 엄마의 다리를 작은 딸은 아빠의 다리를 주물러 가면서 높고 높은 하늘이라는 “어머니 은혜”와 아빠하고 나하고 라는 “꽃밭에서”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생후 며칠이 안 된 막둥이를 대신해 네 명의 이 오빠와 언니들은 잠시동안 갓난아이가 되어 엄마 앞에서 짝짝꿍 아빠 앞에서 짝짝꿍이란 “짝짝꿍”노래를 불러가며 아빠 엄마와 우리 형제자매들은 이 매서운 추위야 다 물러가고 항상 우리들의 살아감에 건강한 따뜻함만 와 다오 마음으로 기도할 때 태어난지 이십여일이 된 막내아이가 응아응아하며 엄마 쭈쭈달라고 울자 우는 막둥이를 엄마께서 젖을 먹이시는 순간에 부모님과 우리 형제자매는 모두 한 입으로 자 우리 아프지 말고 신나게 살아가자며 “고향의 봄” 노래를 즐겁게 부르던 내 나이 12살 유년시절 추운 겨울날에 우리 온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수박과 귤을 나눠먹던 생각이 부여도서관 주최로 2008년 9월 19일부터 2008년 12월 12일까지 매주 금요일 밤마다 12주 코스로 열린 시창작 교실을 마치고 수박과 귤을 나눠먹는 그 순간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네 명의 동생들과 26살에 세상을 떠난 오빠가 새삼 보고픔이 온 시창작 교실 마지막 날 교육을 마치고 나누던 수박과 귤을 나눠먹던 다과의 한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