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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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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같은 입술에 빨강 루즈 바르고....


BY 오월 2008-11-27

심장을 중심으로 사지육신으로 가는 신경줄이 있다.

그 신경줄은 신축성도 없고 편안하게 날 자유롭게 둘 수

있을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가슴을 중심으로 난 옭죄어 든다.

안 그래도 작은 몸이 내가 거리를 걸으면 다리와 몸통과

목과 머리가 한데 모여 땅만보며 걸어간다.

 

남편이 늘 구박을 했다.

왜 늘 움추리고 걷느냐고  가슴을 펴고 좀 당당하게 걸으라고

그 움추린 자세로 사십년을 넘게 살아오다보니 어느날 그나마

작은키가 3센티 정도 줄어 들었다.

당연한 이치려니 생각했다.

 

그 움추러든 가슴에 꿈을 품었다.

배운거 없어도 죽을때까지 공부 하겠다는 꿈을

가진것 없어도 늘 가진것에 감사하고 두루 돌아보며 살겠다는 꿈을

가슴이 터질듯 가득한 꿈들을 키워가기위해 건강을 돌보는 것을

최 우선으로 세상은 맘 먹은대로 꿈꾸는 대로 이루어 지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수없이 경험으로 터득한 나이지만  후회 없이

살고 어쩔 수 없이 오는 내 몫의 삶이라면 그 또한 기꺼이 받아들이자.

 

며칠 전 글 올려주신 박실이님 글처럼 열심히 살아온 날들.

앞을 향해 돌진하는 그 삶에 비록 병마가 찾아와 가지는 휴식 일망정

후회없이 열심히 살아온 세월이기에 그 시간들 마저도 감사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이 나오는 거 아닐지 그래서 그 글을 읽으며 박실이님이

참으로 존경스럽다 마음 하나 로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볼 수도 있고

먹구름 뒤로 찬란히 빛나는 태양을 보면서 큰 희망을 품을수도 있으니

나 역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다.

 

가슴에  꿈 풍선을 풀어넣어 키워보는 매일이 참 즐겁다.

매일 그렇게 꿈 풍선을 가슴에 불어 넣었더니 신기한 일들이 일어났다.

온몸을 옭죄어 오던 그 신경줄이 어느새 느슨해져 내 가슴이 좍 펴졌다. 

없던 목이 슬픈 짐승만큼은 아니여도 많이 길어졌다.

작아졌던 키도 커졌다.

등을 펴고 바로서니 쑥쑥 빠진 허리살이 청바지를 폼나게 입을 만큼

되었다.

 

난 내가 좋다.

난 내가 참 예쁘고 대견하다.

샤워를 마치고 출근 준비를 하며 앵두같은 입술에 빨강루즈를 예쁘게

바른다 그리고 출근해 친정집에 전화를 걸어 천만원만 보내줘봐요.

그 옛날 같으면 망서리고 주저할 일들을 의자에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전화를 한다 나 당당하게 빌려쓰고 당당하게 갚으면 된다.

 

비록 다 같이 어려움 속에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고 있지만

부자집 아들 1억짜리 빌라 얻어 장가보내려 했더니 부동산에 묶여 있어

현금 조달이 안 된 상태에서 아들 曰 \"아버지,1억짜리 빌라에서는 2세 계획도

못세웁니다.\" 그 아들 은행에서 400씩 월급받고 아내 될 사람 300 넘게

받는 다는데......그 아버지 말을 빌면....

1억짜리 빌라에서 시작하면 2세 계획도 못세우는 세상

만 오천원 방에서 시부모님 매달 용돈 드리면서도 아들낳고 딸 낳고 잘 살아

냈으니 세상 뭐 그리 겁날게 있나.

 

앵두같은 입술에 빨강루즈 바르고 나 오늘도 가슴활짝 펴고 또각또각

세상속으로 걸어간다. 목아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