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필리핀 가사도우미 최저시급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802

나는 아직도


BY 바늘 2008-11-17

눈뜨기 싫은 월요일 아침!

 

새벽녘 종로 어학원으로 나란히 공부를 하러 다니는 아들과 딸은 일하는 엄마의 새벽잠을 깨울까 

살그머니 언제 준비를 하고 나갔는지 빈집에 나홀로 잠에서 깨어나 보니 어느새 아침 7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러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는데

 

아~

 

회사 출근하기 정말 싫다~

 

지난 주말 토요일은 결혼식이 있어 다녀왔고 그날 저녁에는 인천 친정 언니네로 가서 두 집 김장을

새벽 네시까지 했었다.

 

언니는 맛난 겨울 김장 김치를 담근다며 명태 머리 우려낸 물에 찹쌀밥을 고슬하게 지어 넣고  빛깔 좋은

태양초를 넉넉하게 넣은 뒤 무채에 버무려 배추속을 준비하고 배추는 조금이라고 일손을 덜어 보려고

대형 마트에서 해수에 절여진 배추를 구입하여 준비했다.

 

마늘 생강 기본 양념에 설탕대신 시원한 배를 갈아 넣고 대파, 쪽파, 갓,새우젖에 까나리 액젖까지 

정성스레 간을 맞춰 김장을 담그었다.

 

김치 냉장고에 넣을 담근 김치를 챙겨 집으로 돌아온 일요일 아침 하루 종일 얼마나 고단하던지...

 

아이고 팔 다리 어깨야~~~

 

끙끙~~

 

그렇게 주말을 고단하게 보내고 맞이하는 피곤한 월요일 아침~

 

몸은 물에 젖은 솜 망방이처럼 무겁고 찜질방을 가던지 아니면 온천에라도 가서 더운물에 푹

담그고 싶은데 어디 내 처지에 ...

 

터져 나오는  팔자 타령에 한숨은 끊이지 않는데

 

인내심 하나로 버티며 출근 버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길로 나도 모르게 또 다시 깊은 잠에 빠져 들어

잠결에 얼핏 버스 안내 방송을 들으니 아차 내려야 할 정류소가 코앞이다.

 

후다닥~~

 

하차 벨을 누루려는데 다행히 누군가 이미 눌러 놓았기에 비몽사몽간 회사 앞 정류소는 놓치지 않고

무사히 내려 출근에는 지장이 없었다.

 

휴~~ 

 

요즘 진행하는  업무가 얼마나 지루하고 짜증나는지 하루 온 종일 몸은 무겁고 마음속에는

거센 파도와 폭풍우가 요동치는 그러한 날의 연속인데

 

 

아울러 나뿐 아니라 같은 파트에 근무하는 동료들 역시 나와 같은지 얼어 붙은  회사 분위기는

아~~~~ 정말 재미없다

 

직장에 근무하는  모두의 마음속에 사직서 한 두 장 써보지 않은 사람이 누가있으랴만

 

마음 통하던 곁에 동료들도 모두 떠나 버리고 많게는 삼십년까지 차이 나는 20대

직원들이 곁에 있으니 전과 같지 않은 분위기가 낯설고 진행 업무라도  좀 수월하면 하루해가 짧을

터인데 그도 저도 아니니  어찌하면 좋을까?

 

세상 사람들이 또 다시 나만 빼고 모두 행복해 보이기 시작했다.

 

 

짜증나는 굴레를 나는 왜 획 집어 치우지 못하고 이렇게 사는걸까?

 

동료들은 배짱 좋게 허기사 나름대로 고심은 했겠지만 그래도 과감하게 사표던지고 두어 달 쉬면서

몸도 마음도  재충전하여  다시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들 잘하고 있는데

 

나는 왜 이러고 있는  것일까?

 

물론 지난 번 나역시 꿈틀 퇴사 의사를 비쳤으나  회사측의 생각지도 않았던 좋은 조건 배려로

주저 앉았지만...

 

퇴근길 버스 맨 뒷 좌석 창가에 비스듬 머리를 기데고 앉았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마음도 몸도

찬바람은 을씨년 구석 구석 찾아들어 싸늘한 한기를 느꼈다.

 

아~그냥 세상이 ~내가 참 싫다 싫어~

 

결단력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

 

만사가 다 귀찮다~

 

아파트 단지 마을 버스로 환승하는 정류소에서 내려 정육점에 들어가 불고기할 재료를 한근

좀 넘게 사서 집으로 들어왔다.

 

마음이 쓸쓸한 날이면 가끔 맛있는 음식을 하여 따근한 밥을 지어 아들과 딸 마주 앉혀 놓고

맛있지 맛있지 연신 물어보면서 식탁에 앉는데 오늘이 그러고 싶은 날이었다.

 

마음이 너무나 허전하고 괴로워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면서

 

난 아직도  시시때때 너무 살고 싶지 않아서

 

아~ 지겨워 지겨워~   중얼 중얼 투덜거린다.

 

주위를 둘러보면 결코 모두 그런것만도 아니건만 나만 왜 이렇게 불행한 세월을 보내는지 억울해서

분해서 많이 괴로운 날이 종종이다.

 

온수에 불린 잡채를 준비하고 불고기에 국물을 넉넉하게 붓고 전골식으로 만들었는데

마침 시간 맞춰 귀가한 아이들이 우리 엄마 음식은 참 맛있다면서 널널한 칭찬에 맛있게 먹어주니

한결 기분이 풀어진다.

 

내일은 마음에도 몸에도 가벼운 날개를 달고 훨 날았으면 좋겠다

 

희망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