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일곱살때던가
아파트 상가에 있는 컴퓨터 학원에서 단지내 주부들 상대로
오전시간 컴퓨터 강좌가 개설되었다.
같은 동에 사는 아이 친구 엄마랑 함께 등록하고 책사고
두 집 아이들 유치원에 보내 놓고는 재빨리 집안 정리하고 학원에 갔다.
어머니들 상대로 하는 강좌라 자녀들의 학원등록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느지
저렴한 수강료에 강의는 모두 원장님 직강!!
기본적인 컴퓨터 용어부터 워드, 인터넷 사용, 타자연습 등등등...
생소한 용어에 그때만 해도 인터넷을 잘 모르던 때라 내 메일 주소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뿌듯해했다.
그나마 학교 졸업직전 컴퓨터를 배웠던 나는
타자도 빠르고 반에서 잘나가는 수강생이었다.
한참 컴퓨터에 재미들려서 계단만 쪼로록 올라가면 얼굴 맞대고 수다 떨던 엄마들이
안하던 메일을 보내고 수시로 메일함을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는
메일 보낸지 한 시간만 지나도 왜 내가 보낸 메일에 답장 안하냐고 전화들을 해댔다.
멀쩡히 모니터 화면에 있던게 갑자기 사라졌다며 호들갑을 떨고
나도 몰라 하고 쩔쩔매고 있다가 어떻게 다시 화면에 나타났는지도 몰랐다.
이제 아이들 세대엔 컴없인 안되겠다 싶어 (학원 원장님의 의도대로?) 아이도 학원등록을 하고
재미있다는 아이 말에 프로그래머라도 될양 꿈을 꿨다.
그때 인터넷 활용을 강의하며 소개했던 사이트가 아줌마닷컴..
회원 가입도 하고 매일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이야기와 정보들 다 읽고
읽기만 하는게 서운해서 글도 올리고
올린 글이 재미있다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연락오는 바람에 뜻밖의 방송출연을 하고 상품도 타고
그랬었다.
그러고는 잊고 있던 아줌마닷컴.
하는 일이 그러니 하루 종일 컴앞에 앉아 있으면서
10월의 마지막날 검색창에 뜬 인기 검색어 \'10월의 마지막날. 이용...\'을 보다가
뜬금없이 입속으로 추억 추억 하다가
그동안 읽지도 않고 삭제하던 아줌마닷컴의 안내 메일을 클릭!!
그 날 너무 시간이 많았나 보다.
아니 내 사무실 앞 은행나무의 노란 잎이 너무 많이 떨어지더라니..
아니 많은 시간을 앉아 있으려니 잡념이 많았었어..
아니 노래대로 10월의 마지막날 이었잖니..뜻모를 이야기만 남기고 헤어진 아줌마닷컴 이잖니..
참 골고루 한다.
눈이 벌개지도록 모니터 앞을 떠나지 못하면서 머리속도 분주했다.
순식간에 이얘기 저얘기 모조리 읽어버렸다.
그 버릇이 어디 가나?
그냥 읽기만 하는 거였는데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어느새 키보드에 착 붙었다.
내가 없는 동안 무궁한 발전을 한 아줌마닷컴인데
나 이렇게 적극적인 사람 아닌데
저렇게 끝내주는 분들앞에 뭔 글을 올린다고..
결국은 또 끼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