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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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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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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약속


BY 오월 2008-10-24

꽃비가 내린다 오호~~라 꽃잎이여~~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나무들의 으스스 떨림에

색색의 꽃비가 내린다

노랗게 금조각처럼 깔린 은행잎이 구르는 길로 내 차가

미끄러져 간다  와우! 난 영화속 주인공 비록 비싼것은 아니지만

가을 분위기에 맞는 머플러도 둘렀고 작은 키에 어울리지 않을지

몰라도 코트도 하나 걸쳤다.

 

누가 뭐라면 어때

내 행복에 취해 노래하나 흥얼거려 본다.

♬세상이 힘들때 너를 만나 잘해주지도 못하고 사는게 바빠서

단 한 번도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    ~~~~~~~

 

그렇게 노래를 부르니 눈물이 난다.

아주 오래전 남편은 이를 뺐었다.

한 4년 된 듯 하다

어금니도 모두 뺐지만 앞니도 뺐다.

그래도 명색이 두 내외가 사장인데 이 없이 보낸 세월이 4년이다.

가끔 이를 하라며 친정 엄마가 몰래 챙겨주시는 돈들은 모두 다른곳에

쓰여졌다

 

시어머님은 시댁에 갈때마다 제발 그 이나 좀 하고 오너라.하셨다.

남편은 괜찮다고 했지만 난 어머님 뵐 면목이 없어 남편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부득 시작을 하면 그깟 이 못할까.

늘 다른곳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은 괜찮다며 미루는 것이 세월은 훌쩍훌쩍

흘러가고 난 면목없는 사람이 되어갔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앞이가 없으면 복이 나간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든 말

그래도 우리 직원들 월급은 단 하루도 미룬 적이 없었다.

 

그런 사람이 얼마전 무허가 집에서 열두대의 이를 갈고 왔다.

밤새 아파 울부짖는 남편 치과에서 하나하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힘든 내 사정을

고려해 정상적인 이 하나 할 수 있는 값으로 이를 하기로 한 모양이다.

치과에서 이를 했어야 주사라도 맞으로 가지 그 무허가 치공사는 서울로 올라가

다음에 또 내려온다는데

 

찬물을 입에 머금었다 뜨거운 물을 머금었다 얼음 주머니를 볼에 댔다

난 돌아누워 밤새 모르는척 했다.

무능한 여편네 부끄럽고 미안해 남편을 바로 볼 수가 없다.

그렇게 1,2차 치료가 끝나고 내일 마지막 앞니를 하러 간다.

농협에 들려 잔금을 마련해 나오며 미안하고 뿌듯하고 이제 마음놓고 내 남편이

남들앞에 그 하얀 잇속을 내놓고 하하하 웃을 수 있다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이빨 없이 보낸 4년 그리고 무허가에서 받은 고통

 

 

이 어려운 시기에 그래도 이렇게 라도 남편이 이를 해 넣어서 너무 좋다.

내가 대견하기도 하고 많이 미안하기도 하고 사무실에 들어와 남편을

꼭 안고 말했다. 너무너무 미안해 치과에서 좋은 이 못해줘서 무능하고 부족한

아내 만나서 나 당신한태 정말 미안해

 

남편이 그런다 미안하다니 요즘 당신이 얼마나 힘든줄 알면서 내 이 하겠다고

입이 안떨어져 말을 못하겠고만 나 살아가는 동안 지금 하는 이 이빨로도 아무

이상없이 살 수 있어.

내가 미안해

 

남편과 산 세월이23년 80을 산다고 보니 얼추 우리는 50년을 함께 살것같다.

난 남편에게 그랬다 좋다 까지껏 다음생에도 당신과 살아줄께

그 대신 나 진정으로 당신에게 도움되는 여자이고 싶어.

그때는 작은 가슴도 좀 커지고 당신위해...

다음생 50년 이생 50년 헉~~~~백년이네

당신 어뗘 한 여자랑 백년 살 수 있어

 

남편이 그런다.

난 죽어라 당신만 쫓아 다닐거야.

우린 그렇게 백년의 약속을 했다.

내 남편 그를 보며 난 몰래몰래 운다.

난 왜이리 못났을까 

남편의 사랑 참 따뜻하다

남편은 오늘도 들어오면 남편구두 내 구두 두 켤레를 닦아

나란히 놓을것이다. 100년 그것도 너무 짧은거 아닐까~~~

 

같은 곳을 향하여 놓여진 구두처럼 내일도 한 곳을 향하여

두 마음 의지하고 나란히 나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