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년전 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는다.
계기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내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정말 표현하기 힘든게 치매다. 치매의 종류와 형태도 다르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 주기가 있는건지 얼마지나면 또 달라지고 나빠진다.
처음엔 가엽고 측은해서 안된 맘만 있었는데 긴 병에 효자 없단말이 맞는가 효자는 아니었어도 언제부터인가
미움과 고통의 상대가 되어버렸다.
같이 살면서 어머닌 본인 자식들도 모르는 비밀스런 얘기도 하셨다. 아버님의 외도? 아버님은 정말 멋쟁이셨다.
시집살이의 힘겨움, 본인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내게 털어 놓으셨다. 난 공감할수 있었고 안쓰러워 위로를 해드렸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이해하는 것과 사는 것 살아야하는 것, 내가 죽어야 끝날것 같은 일들 뿐이다.
치매환자는 인간 본능과 인격을 잃어가는 가장 무서운 병이다.
교육이 안된다.
때론 날 달래며 내 아들 똥도 이리 싫었을까? 오히려 매일 보지못하면 더 걱정을 했는데,
부모의 뒤는 오물이란 말인가 하고 나에게 되물어 날 이해하고 달래려 했다.
단지 대소변이 아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는다. 십분이면 화장실을 다섯번을 가고 찬물인지 더운물인지 모르고
벌거벗고 물을 끼엇는다. 볼일 본걸 몰래 침대 밑에 숨기고 말리기 까지 한다.
정말 난 기절하고 싶다.
그런데 별 일이다.
본인 이름을 잊은지 오래다. 자식들도 못알아보면서 남편 이름은 기억을 한다.
아버님의 이름자를 부르며 여기저기 다니시는 걸 보면 내 자식 보다 남편이 더 좋으셨단 말인가 의문을 한때도
있다. 하지만 부부란게 뭔지 생각하게 하는 의미있는 순간 이기고 했다.
이런 이유와 병으로 난 매일 늪에 빠져 살고있었다.
치료약도 사실 내겐 효과가 없었다. 종양은 덜어 내면 되지만 맘고통은 덜어지지 않았다.
그게 그리 쉬운 일이란 말인가.
하지만 무언가 방도를 찾으려 해도 쉽게 찾아 지질 않았다. 아무것도 의욕이 없고 하고 싶질 않았다.
어쩔수 없이 먹어야 해서 장을 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음식물도 버리려면 초조히 시간을 재야 했다.
정말 나가기 싫고 찾아오는 것도 괴로웠다.
그러던 중 난 컴퓨터 앞에 나도 모르게 앉아 아줌마닷컴을 치고 있었다.
정말 이보다 더 좋은 약은 없다고 치료법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누구나 말하고 싶다. 이해받고 내편이 되어줄 사람이 그립다.. 그런데 할 곳이 없다.
이 바쁜 세상에 한가로이 내얘길 들어줄 공감해줄 사람은 없다.
그들에게 내 일은 \'병원에 모셔\' 그 한마디가 결론이다.
그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닌 집도 있는 걸 어떻게 또 설명해야 하나.
장황히 목아프게 얘기하면 웬지 허전하고 바보 같다. 내가 모지란이가 되고 만듯한 씁씁한 마음도 든다.
그러던 중 내 이야길 내 스스로 나에게 할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게 정말 고맙고 고맙다.
그래서 다행아다. 참 다행이다.
안그럼 난 이 시간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통스럽게 보내야 할텐데 말이다.
이 공간에 털어놓으면 왜이리 홀가분한 걸까. 몰래 숨겨논 비밀을 털어놓은 듯안 가벼운 맘이다.
다른 이들도 그럴까. 진작에 이리했으면 좋았을것을... 그래도 참 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