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뇌출혈로 쓰러지셨던 시고모님이 어제 저녁 돌아가셨다.
참 마음이 그렇다.
난 장례식에 참석을 못한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쓸쓸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시어머니는 환자다. 치매환자다.
난 잠시도 자릴 비울 수가 없다.
어머니껜 시누가 될터인데 어머니도 정신이 맑아 이 사실을 아신다면 많이 슬퍼하시고 계실 것이다.
아버님 돌아가신지 6년, 우린 또 한분의 가족을 보내야 한다.
서둘러 남편은 장례식을 준비하러 갔다.
고모님은 술도 담배도 즐기셨다.
그 분은 왜 담배를 배우시게 되셨을까 궁금해 한적도 있다.
그러나 살아온 칠십평생을 보면 우여곡절 많은 삶이 힘겨웠을 거란걸 난 짐작할 수 있다.
바람끼와 잡기로 집안을 소홀히하신 고모부님.
어딘가에 살아있는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큰아들.
사십이 넘어까지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딸과 작은아들.
삶이 그런것 같다. 장담할일도. 움츠려들일도.
모두가 부러워하던 잘 살던 부자집 작은딸의 끝이 처량하기 짝이없다.
명절이나 때가 되면 늘 고모님은 우리집에 오셨다.
하룻밤 주무시고 가실때면 내게 늘 고맙다 미안하다 고생한다 말씀하셨다.
고모님은 정말 내 맘을 이해해주시며 친정 부모님의 안부까지 꼭 챙기셨다.
그 형편에 오실땐 내 손에 화장품 하나씩 챙겨 몰래 놓고 가셨던 정 많은 분이셨다.
앞으로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난,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보내고 가슴아파해야할 일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한해 한해 지날수록 많은 부고장과 친구들의 아픔을 보게 된다.
몇해전 친구를 보내고 난 그렇게 꺼이꺼이 소리쳐 울어본적이 없다.
이제는 잘 가는 공부를 해야겠다. 마지막 순간에 조용히 미소짓고 떠날 수 있도록
두려움에 괴로워 하는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지않다.
어르신들이 하는 말 자는 잠에 갔으면 하는 말 정말로 가슴에 와 닿는다.
내일은 비가오고 춥다는데 마지막 가시는 날 비까지 오는가 서러워 마시고 평소 처럼 호탕하게
웃고 좋은 곳으로 가세요. 고모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