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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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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던 황혼


BY 판도라 2008-10-22

 

내가 중학교때.

내 앞에서 손잡고 가는 두 노부부가 있었다.

할머니가 중풍인지 잘 걸음을 못것었지만 할아버지는 전혀 재촉하지 않고 천천히 할머니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두 노부부의 뒤를 따라 걸었다.

노을이 이쁘게 진 저녁이었다.

\"영감..나 가면 이 손 시려 어쩌우\"

할머니는 할어버니 손을 만지작 만지작 하며 말했다.

\"할멈 가면 할면 묘자리 이쁘게 치장해 주고 나도 가야지.\"

 

두 노부부의 대화를 들으며 중학생인 나였지만 왠지 가슴이 뜨거워졌다.

\"영감.. \"

\"할멈..\"

그말이 내 귀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겨울이 지나 봄이 되어도 노부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겨울에는 추워서 그런가보다 했지만 봄이 되었는데도..

어느 따뜻한 봄날 .

할아버지가 가계앞 평상에 앉아계셨다.

부쩍 늙은 모습으로 .... 혼자서.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나는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렸다.

누군지 모르겠다는 표정의 할아버지는 고개를 숙여 내 인사를 받으셨다.

\"할머니는 같이 안나오셨어요?\"

\"우리 할멈을 알아?\"

할어버지는 의아하다는 듯 물의셨다.

\"아.. 네.. 두분이 하도 다정해 보이셔서.. 지난 가을에 뵈었었는데..\"

\"아.. 우리 할멈이 좀 이쁘지..\"

할아버지는 머슥한 웃음...

\"할멈.. 갔어..\"

할아버지는 손뜨개로 짜여진 장갑을 만지작 만지작 하시며 말씀하였다.

\"겨우내 이거 짜 놓더니.. 봄에 가더라고. 봄되면 같이 산책하려고 했는데..\"

할아버지 마른눈에 촉촉해짐는 것 같았다.

나는 인사를 하고 서둘러 그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나에게 꿈이 하나 생겼다.

내가 할아버지 할버니 나이가 되면.

내 머리가 하얗게 되면.

나도 내 영감이랑 손잡고 거리를 걷고 싶다고....

 

그런데 내 꿈은 산산이 깨져버렸다.

나는 남편이었던자를 영감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이유도 설명했었다.

영감.

그런데..

지금 답변서에 내가 자기를 영감이라고 불러서 자기를 무시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