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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보다 더 작아진 시아버지


BY 가을단풍 2008-10-09

 오늘 아침엔 유난히 된장국이 구수했다.

나도 이제 주부 이력이 깊어 가는 가 보다.

문득 밭에 계신 시아버님 생각이 났다.

한 그릇 떠다 드리면 맛나게 드실텐데. 마음이 아릿하다.

 

며칠 전 시어머니와 작은 불화로 집을 비우셨다.

권총까지 지니고 나가셨기에 불안하기 짝이없다.

다섯 발의 총알이 있다고 하셨다.

집을 나서기 직전에 나를 불러서 하시는 말씀

\"걱정하지 말아라 .나 안죽는다.어디 가든 나는 잘 살수 있어 야.\"

다행이 자리를 잡은 곳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우리 농장 콘테이너다.

진지는 어찌 드시는지,불은 때고 주무시는지  자꾸만 걱정이 된다.

 

내가 시집올때 우리 아버님은 은행원이라는 직업을 가지신 중년 신사였다.

그리고 한때는 6,25 전쟁까지 참여하시어 유공 훈장까지 받으신 국가 유공자이기도 하시다.

그래서 상으로 받은 권총이 나를 이렇게 고민하게 만든다.

요즘은 노인 짓이 점점 더 심해지셔서 약간의 치매 증상까지 보이셔서 많이 슬프다.

가장 힘이 드는 사람은 시어머니시겠지.

대 종가 맏 며느리로 시집오셔서 그 큰 살림 다 하시고 세 살이나 어린 연하의 남편을 두셨기데 남편이 철이 없음에

집안 대 소사를 다 가름하며,오남매 자식 다 길러,거기에 손주를 다섯이나 길러 오셨는데 오늘날 이리 마음 고생을 하시니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두 분을 이해한다 한다지만 어머님의 입장에서는 힘이 드셨는지 가끔씩 다툼이 이어진다.

 

어제는 시아버님이 급히 부르셨다.

그래서 시 아버님의 마음을 헤아리다보니 본의 아니게 시 어머니 흉을 보게 되었다.

다음날은 시어머니를 설득할 양으로 은밀히 만났다.

그러나 시어머니 마음을 이해 하다보니 또 시아버지에 흉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 만은 시아버지를 역내하리다.

 

문과적 특성이 강하신 탓인지 하시는 행원일에 재미가 없으셨나 보다.

일찌감치 명예 퇴직을하시고 이일 저일을 시작 하셨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 하셨다.

그러면서 \"실미도\"라는 영화가 떠오르면서 당신이 한때 특수부대 6,25 전쟁 참여 일등 공신자임을 부각시키면서 필요이상으로 어깨에 힘을주며 현실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버린 행동을 하시며 음주량이 자꾸만 늘어갔다.

이런 이유들이 오늘날 우리 아버님을 대추알보다 더 작게 만든것이다.

차라리 기술 계통으로 진출하셨더라면,

아님 일반 공무원 쪽에서 직장생활을 하셨었더라면 당신에 능력을 맘껏 발휘하시며 재미있게 일을 하실 수도 있으셨을텐데.

이런 얘기가 있다.

다람쥐와 오리가 달리기 경주를  하였다.

물론 다람쥐가 이기고 오리가 너무 부족하여 오리에게  달리기 가르쳤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안되기에

이번에는 수영을 시키면서 수영에서 이길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수영에서도 지고 말았다.

이유인즉,달리기 연습을 하느라고 너무 지쳐버린 나머지 수영에서 조차 지고 말았다 했다.

모든 사람에게는 서로 특성이 있듯이 능력 또한 가지 가지 인것을,

우리 아버님이 시대만 잘 만났더라면 자기 능력에 맞는 교육을 받아 새 시대의 늠늠한 실력자가 되셨을텐데

한없이 안타깝기만 하다.

내가 이렇게 시아버지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나도 시아버지와 같은 감성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

내가 수를 다루는 직업을 가졌다면 나 또한 그리 되었으니라.

나는 지나치게 수를 기피한다.

그래서 수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남편을 바라보면서 그야말로 스트레스가 폭팔 할 지경이다.

내가 이렇게 시아버지를 역내하는것도 같은 감정을 가진 어쩌면 동족애를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버지 아버지 우리 시아버지\"

이 세상에 하나 밖에 둘도 없는 내 아버지

보고 또 보고 또 처다봐도 가엾어서 미칠것 같은 내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

지금 이라도 나머지 인생을 멋지게 사셨으면 정말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