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깔깔 웃으니 남보기 좋고 나 희망있어 좋다.
우라질 죽탕 하고 있다고 누가 나 땡전한닢 주는 사람 없을터
하하호호 하는 얼굴에 잘 되나 싶어 돈도 빌려준다.
아니 자꾸 갖다 쓰란다
그래서 난 빚쟁이다.
어제 출근길 야생화를 심는 할아버지의 밭에 잠깐 들렸다.
건설회사를 운영하시다 85억 부도를 내고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이 싫고 사람이 싫어 서울 집도 버리고 이 산골에 숨어 들어
희귀종 야생화를 찾아 전국을 누비며 사신다 했다.
할아버지 딱 내 수준이신데....
난 할아바지네 꽃밭을 매일 훔쳐본다.
15개의 담배꽁초만 증거로 남기고 희귀종만 골라 밤사이 도둑이 들어
할아버지의 꽃밭은 초토화 할아버지 말씀이 배낭 짊어진 사람의 수가
작년의 3배쯤 된다고 했다 그만큼 실업자도 많고 그 배낭은 시골
농부들의 일년 농심을 울리는 나쁜 용도로 쓰이기도해 요즘 시골에서는
농산물 도둑들이 극성을 부리고 고철을 훔칠 요량에 경운기까지 몰고
간다며 늘어진 하소연에 출근시간을 두 시간이나 허비하고 말았다.
우리 사무실도 예외는 아니다
차들이 워낙 크다보니 차 한 대당 400리터 정도의 기름이 들어간다.
그 차들이 또는 장비가 늘어서 있는 우리 사무실 마당은 분명 나쁜 사람들
표적이 될만하다 실제로 몇 번 그렇게 경유를 도둑맞다보니 남편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한번은 사무실 가로 작은 실개천이 흐르는데
기름을 훔치고 벨브를 열어놓아 남은 기름이 흘러 실개천을 오염시켜
그 수습으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요즘 환경오염을 시킨
사람들을 얼마나 엄하게 처벌을 하든지 정말 식겁을 한 사건이였다.
난 내부 소행일거 같아 말렸지만 남편은 방지 차원에서 도난 신고도
냈고 동서남북 cctv설치하며 일년에 몇 번 도둑맞는 값을 생각하라며
철통같은 경비를 하고 결정 적으로 사무실 내에도 카메라 하나를 설치해
달라고 했다 굳이 사무실 내부까지 카메라 설치가 뭐 필요하냐는 보안업채
직원들을 구슬러 결국 카메라 설치를 하고야 만 남편 이제야 안심이라며
좋아라 했는데.....
그밤 직원들이 모두 돌아가고 남편과 둘이 앉아 화면을 돌려보다 기겁을
하고 말았다 내부에 카메라 설치가 익숙치 않아 평소에 우리 두 사람 하는
짓이 그대로 녹화되어 있는데 얼굴 뜨거운 장면 차마 남들과는 함께 볼 수
없는 장면들이 수시로 나온다.
뱃살을 쥐고 웃고 우리 조심하자 다짐을 하고 퇴근을 했건만....
십여년 해온 버릇을 개 줄까.
무심코 하는 행동들은 여지없이 카메라에 찍혀지고 혹 보안업채
직원들이라도 본다면 무슨 망신...
남편의 등만 보이면 업어달라 올라타기
나만 밖에 나가면 자판기 뒤에 숨어있다 남편 튀어 나와 나 놀래키기.
잘 있다 마주보고 안녕하세요 아주머니,아저씨 인사하기
지나가면 이상한 부위 툭 건들기 가관이 아니다.
우리 부부 엽기 행동들이 적나라한 카메라
결국 망신 스럽지만 우리는 결단을 내렸다.
안에 설치하는게 좀 까다롭다고 엄살을 떨던 경비업채 사람들을 불러
손님들이 자꾸만 사생활 침해라고 싫어한다는 그럴싸한 변명을 늘어
놓고 카메라를 밖으로 설치해 달라했다.
투덜투덜 거리는 경비업채 직원 말못할 사연을 가슴에 담은 우리
부부 마주보며 킥킥킥
꽃밭 할아버지 말씀이 육십은 넘어야 철나겠어.
하셨는데 우리가 생각해도 그럴거 같다.
카메라 떼서 밖에다 설치하고 둘이서 깔깔거리며 하이파이브.
우리 철나지 말고 그냥 이래살다 죽자
사는거 별거 있어 재밌잖아.
남의꽃 훔치지 마세요
사랑주며 바라보는 것들은 사람과 같아요
애지중지 사랑주던 자리 덩그러니 흙구덩이만 남겨져 있을때
그 마음 강아지 죽어 우는 마음도 이제 이해가는 오월
어떤 사람이 사랑주는 대상은 그게 무엇이든 사람과 다를게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