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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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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BY ren 2008-09-18

매일 같은 길을 걸어 출근하고 퇴근을 합니다.

그를 알고 매일을 난 출근 길에 퇴근길에 그사람을 만났습니다.

기쁜일 슬픈일 외로웠던일 분했던일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을 얘기했습니다.

벚꽃을 보며,목련을보며,장미넝쿨을보며,단풍과 마른가지들을보며 웃고 울기도 하였습니다.

그때도 ....얼굴도 못보고나혼잣말을 하였지만..

지금은 속절없이 가버린 그사람을 생각하며  망연자실..어디에대고 애기해야하나,무엇을 보고 살아야하나,난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삶이,

내삶이 끊겨 버렸습니다.

근데 그사람은 알지도 못하고 ,난 그사람에게 얘기도 못하고..

그를 그렇게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난 남편이 있고 그도 부인이 있습니다.

또 여러가지 실타래 처럼 엮어져있는 복잡한 인연들...

몇년동안을 일로 같은공간에 있다보니그의 말투,습관,생각,인간관계,그의 됨됨이..너무잘알게되고

쉽지않은 인연이라 접고또접어 가슴에 넣어두었습니다.그렇지만 이길에 접어들면 난 그사람과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먼훗날 ,세월을 이겨내면..복잡한 실타래가 언젠간,끊기겠지,기다리면..세월을 기다리면..

더이상 바라지도않았습니다.다만 가끔만나 산책하고얘기하고웃고  같은곳을 바라보며 그렇게 살수있을거라 믿었습니다.더이상바라고싶지만.그이상많이 바라고싶지만..나의 이성과 나의 용기없음이가로 막았습니다.

 

너무쉽게 삶을 놔버린그를 용서를 할수가없습니다.

검사결과가 좋지않다며..이제 술도안마시고 건강생각하며 운동하며 살거라고 정말 오랜만에 얼굴 을 보여 주었습니다.너무 마른 그의 모습이었지만 안타까운마음보다는 얼굴보여주러온 그가고마워 또 몇년은 견딜수있을거라 감사만 하였습니다.

몇주뒤,그의 부고를 들었습니다.난 가볼수도없습니다.난 나의 길을미친듯이 걷고 또 걷습니다.그에게 묻고또 묻고화내고 또 화내고..

얼마나아팠냐고,얼마나 무서웠냐고,얼마나 추웠냐고..그렇지만 슬퍼하는것도 아파하는것도 아무것도 내몫은 없습니다.

난 나혼자 그를 생각합니다

난 나혼자그를 그리워합니다

난 나혼자 웁니다

난 용기없고 비겁합니다

어디에도 나의 슬픔을 말 못하고 나혼자만 그를 생각합니다

오늘도 그길을 걸어 출근하였습니다 퇴근고 또 출근할겁니다

미칠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