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그 다음은 뭐하죠?\"
병원에 오는 자원봉사 활동하는 학생들이 나에게 묻는다.
사실 나는 뭘 시키는 것을 제일 귀찮아한다.
나도 청소도 물걸레질도 대걸레질도 잘 못하면서 넌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아주 질려버렷다.
그러나 나의 속사정과 전혀 관계없이 수능대비 봉사활동 점수때문에 줄기차게 온다.
\"저는 대걸레질은 한 번도 안했어요?\" 학생이 그러면
나는 대답한다.
\" 누가 물어봤냐? 해봤냐고?\"
나도 학교 다닐때 괜히 담넘어가서 떡볶기에 오뎅먹고 다시 담넘어 오니 규율선생님에게 걸려 대걸레질을 줄기차게 해봤지만. 니덜은 그런일도 없을테고.
\" 어머머..할머니가 나보고 이상한 소리하고 그래요?\"
치매병동에 계신 한 할머니가 차비를 꿔달라고 한단다.
\" 말로 조금 있다가 갖다가 준다고 해요!\"
차용증 없이 말로만 꿔주는 오천만원짜리 돈도 왔다갔다한다. 기 십억은 돈도 아니다. 이 곳에선.
\" 이렇게 넒은 데 혼자서 어떻게 쓸어요?\"
\" 누가 학생보고 다 치우라고 했나? 자네는 왼족, 나는 오른쪽 어때?\"
학생들은 호기심이 많은 만큼 걱정도 태산만하다. 시작도 하기전에 힘들까 봐 절절맨다.
중환자실에 한 번 들어가더니 어떤학생은 얼굴이 노랗게 변했다.
\" 사람시체가 왜 이렇게 많아요?\"\"
\" 여기가 장례식장이냐? 시체가 늘비하게? 모두 다 아픈 환자들인데?\"
그러다가
\" 넘 힘들어요? 좀 쉴래요?\"
\" 그래라! 이왕에 쉴거면 집에 일찍가서 게임 한 판 더하는 게 나을텐데\"
내가 이렇게 대답하니
\" 아니예요. 봉사점수를 다 받아가야해요? 엄마한테 혼나요 \"
에구..그 빌어먹을 대학에 왜 몽땅 다 가야 하는지 봉사활동점수가 그토록 필요하단다.
그나저나 오늘은 중학생이 둘 왔다. 얼굴에 여드름이 촘촘하다.
\" 선생님 오늘 저희가 뭘 도와드릴까요?\"
\" 야! 니네도 봉사점수가 필요해서 왔냐?\'
머리를 귺적이더니
\"사실은 울 엄마가 벌로 여길 가래요? 다섯시간동안 일하고 선생님에게 상세히 뭘 했는 지 사인 받아오래요...\"
이젠 벌로 자원봉사를 시키는 부모가 생겼다.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흐흐..나도 학교에서 벌로 대걸레질은 제대로 배웟는 데.
아뭏튼 나는 이 두 중학생을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제대로 일을 시켰다.
왜냐? 부모에게 보낼 일하는 내용을 자세히 써야 하니까.
1.쓰레기통을 락스에 담궈서 휑궈내기( 약 삼 십개 됨)
2.침대 난간에 안 보이는 곳에 잇는 먼자를 손걸레로 구석구석 닦음(약 스무개의 침대)
3.식사를 스스로 못하시는 환자 식사돌봄이로 약 삼 십분 소요( 이 환자는 삼키기가 너무 어려우셔서 한 숟갈에 약 삼분 걸림)
4 화장실바닥을 박박 닥고, 변기 8개를 소독하듯이 깨끗이 닦음
\" 선생님 다음에 또 와도 되죠?
\" 아니 이 놈들아! 엄마한테 혼나고 또 올려구?\"
\" 아니요..그냥 또 한번 와야 될 것 같아요?
\" 니 맘데로해라 오든지 말던지..\"
헤헤..이래저래 자원봉사하는 학생들 참 수고가 많다.
작고 사소하고 별 일 아닌 것들이 온통천지다. 이런 일들을 묵묵히 해 주고 가니 무척 고맙다.거기다가 또 온다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덕분에 참 좋은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