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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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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파도 가슴 아파도


BY 동해바다 2008-08-23


     여보 미안해요

     홀로 지내며 엄습했던 당신의 외로움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파..

     모든게 다 잘 풀려나가는 상황이었는데
     당신 몸 추스리며 건강만 잘 돌보라 그렇게 말했는데
     외로움으로 하루하루 지냈을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지금...
     오늘도 꼬박 밤을 새고 말았네요

     나 휴가받아 온다고 말했었다며
     이쁜 딸 취업했다고 자랑자랑 하고 다녔다며
     혼자 있으면서 잘먹고 잘산다고 얼굴좋아졌다는 말에 농담하고 다녔다며

     왜 그런데 결국 그렇게 가 버려
     심야버스 타고 내려온 내 얼굴 보고 자는동안 그렇게 가도 되는거야
     말도 안되지
     그러면 정말 안되는거지...

     많은 날들을 당신으로 인해 힘들어 했어도
     요 몇달간 우리 모두가 편안하다 생각했는데 결국 당신은 이겨내지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 곁을 떠나가 버렸어.

     눈물때문에 앞이 안보여.
     울지 말아야지 다짐해도 당신의 흔적에 울컥 슬픔이 밀려와
     앉아서 자는 듯 가버린 당신...
     술만 아니었음 오랫만의 해후를 당신의 온기로 함께 했을 하룻밤이
     거듭되었던 지난 날로 되돌아온 듯 했어.

     새벽 3시 30분, 문을 열고 들어온 내게 \'왔어?\' 취한 모습으로 말하곤
     그게 마지막 내게 던진 말이 될 줄이야...
     늘 보던 그 모습이 진저리쳐지고 결국 또 이런모습을 보는구나 싶어 
     난 짜증이 나고 말았지... 당신 지금 나 원망하지? 

     파김치가 다 된 몸으로 널브러진 술병 치우며 난장판으로 냄새까지 나던
     집을 청소하고 나니 날이 밝아오더라구
     당신은 쇼파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아픔을 참고 있었고
     난 그냥 자버렸고 정오무렵 일어나니 당신은 쇼파에 얼굴 떨구고 편히 앉아 있더라구
     자는 줄 알았지...
     당신 정말 그럼 안되는데...
     그렇게 가면 안되는데...
 
     밖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어
     화초들 잘 있나 베란다로 나가는 순간 뒤통수가 섬뜩하더라구

     여보
     여보
     여보
     손 팔 얼굴을 만졌어
     너무 차가웠어
     딱딱하게 굳어버린 당신의 얼굴
     아~~~~~~~
     정말 당신

     벌벌 떨린 몸으로 손으로
     당신의 폰을 들고 최근통화자 목록을 눌러 몇명에게 신호를 보냈지
     어떡해요 하고 울기만 했어
     그리고 119를 부르는데 연락이 된건지 안된건지 정신이 없었어

     언니한테
     엄마한테
     울부짖으며 소리질렀어

     엄마 엄마 희정아빠 죽었어

     .
     .
     .

     3일간의 휴가가 길어지고 말았지

     마지막 당신을 화장시키고 납골당으로 가던 날 비가 내리고
     삼우제 지낸 어제도 비가 와....
     당신 외로워 눈물 퍼붓는건가...

     우리 보고싶어 어떻게 해
     당신 보고싶으면 나 어떻게 해야 해

     미움보다 연민으로 가득해 끊놓지 못하고 함께 했던 날들이
     미안함과 죄스러움으로 어찌할 줄 모르겠어
     고맙고 미안한 당신
     잘가요

     아이들 잘 지킬게요~~~

     더 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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