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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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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높은 곳에 산다.


BY 오월 2008-08-15

난 높은 곳에 산다.

그래서 달빛과 별빛과 친하다.

방에 누워서도 별박힌 하늘이 보이고 거실에 누워서

환한 얼굴로 남의 잠자리를 짓궂게 들여다 보는 달님

때문에 가끔은 남편과 손만 잡고 잔다.

 

어린 날 샘가에 작은 옹기 하나를 두었었다.

엄마는 겹 봉숭아 곱게핀 두레박 샘에서 물을 길어

쌀을 씻고 그 뜨물을 받아 옹기속에 부어 두면 고운

앙금이 켜켜이 앉고 그 앙금을 소금간을 맞춰 가마솥

밥위에 쪄서 7남매 늘 어린동생이 있었든 밥상위에 정 중앙을

찾이하고 앉아 한 끼 반찬이 되곤했다.

 

앙금 사람의 마음에도 앙금이 있다.

가끔은 어떤 이유로 그 앙금들이 둥둥 떠 부유한다.

곱고 아름다운 것 보다는 칼로 베이듯 아픔을 동반한 것들이

더 많다

 

나이 먹어감인가

모르겠다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체질이지만 새벽잠이

부쩍 적어졌다. 그래서 모르고 살았든 많은 소중한 것들을

찾아가며 요즘 새롭게 느끼는 게 많아 졌다.

등에 불화로를 진 듯 뜨거운 열기 하지만 늦은밤 환하게

세상을 밝히고 고고하게 흐르는 달빛을 밤새 모아 출근길

달빛으로 곱게 무리지어 피어난 달맞이 꽃을 본다.

 

아직 어둠이 서성거리는 창가에서 그나마 게으름을 꾸짓듯

\"꼬끼오\" 닭우는 소리

어둠속에 왠지 무서움을 살짝 동반했던 기억의 한 자락

컹컹 개짖는 소리

삶에 휘둘려 잊고살았던 고향의 소리.

내 유년의 기억들.

어떤 연유에서 그들이 모두 일어나 내 마음에서 부유한다.

 

뭘 보고 살았지.

그 옛날 처럼 닭도 꼬끼오 라고 울고 개도 컹컹짖고 닭빛은 곱고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내가 원망하는 그 불덩이를 잉태하고 배불려 가는

온갖것들이 있고 이 높은 곳 14층 창가에 가을의 전령 풀벌레가

찾아와 밤새 울어주는데 난 어디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며 제대로나

가고 있는지.....

 

날이 다 밝고 나니 매미가 짱짱하게 운다.

다행이다 아직 매미가 짱짱한 소리를 내는걸 보니 이 여름이 많이 남아있나 보다.

오늘은 푸른 나무위에 매미란 놈이 어찌 우는지 꼭 한번 찾아봐야 겠다.

오늘은 2008년의 8월 하고도 15일 광복절이다.

태극기는 어디에 있나.

아니 꼭 2008년 8월 15일에 매미란 놈을 눈도장 찍어 둬야지.

하나라도 정신차리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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