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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하며(8)


BY 오월 2008-05-28

어머님을 옆자리에 태워 매일 출근을 한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오월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모르게 어느새

아버님과 어머님이 우리집에 오신지가 한 달이 되어간다.

아파트 담장사이로 붉은 장미가 소담하게 피고 시내를 벗어나 달리는

외곽 도로엔 아카시아가 마지막 퇴색된 누런 모습으로 그 반대로 하얗게

보풀어 몽실거리며 피어난 찔레꽃이 지천으로 피고 늦은 조팝나무가 이팝

나무가 흰 꽃들을 피워이고 장관을 이루고 있다.

목이긴 흰 새도 우아한 워킹뒤에 진흙탕에 머리를 처박고 민생고 해결을

할 망정 깨끗하고 고귀한 모습이 눈이 시리다.

 

작은 꽃밭에 하루가 다르게 피어나는 꽃들

차라리 퇴근을 하지않고 꽃밭에 쭈그리고 앉아 녹음 짙어가는 오월의

깊은 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에 귀 귀울이고 싶다.

 

밤새내린 비로 꽃잎사이 영롱한 이슬들이 다이아몬드보다 더 맑다.

길가로 작은 텃밭을 일구는 농부의 마음이 참 이쁘다.

노랗게 피어난 꼬들빼기 꽃들을 뽑지않고 가꾸어 무리지어 흔들리는

모습이 참 정겹다.

내 평생 처음으로 상추 몇 포기 방울토마토 몇 포기 배추 몇 포기 고추 몇 포기

그걸 심어두고 세상에서 나만  갖은양  사람만 하나 나타나면 자랑이다.

어머님께 올 김장 고추가루는 제가 드릴게요 했더니 배를 쥐고 웃으신다.

내일은 상추를 솎아 먹어도 좋을 듯 하다.

풍부하게 내린비로 오늘보니 어느새 꽃상추가 캉캉춤 무용수 치맛자락처럼

너펄거린다.

 

잠시 모시는 부모님이지만 내 마음만 믿어서야

남편을 사랑하는 그 사랑하나로 감내하기는 내 사랑이 부족함이 많지만

그럴때 마다 자원봉자자들의 그 손길을 생각한다.

하물며 내 부모님일래야.

녹음 짙어가 듯 내 마음도 짙어져간다.

하지만 어느 날은 나도 뻐꾸기처럼 아무도 없는 저 녹음속에 숨어 뻐꾹뻐꾹

울고싶다. 쇼파며 이불이며 차며 사무실에 배어드는 냄새로 난 죽을거 같다.

벗으시오 갈아입으시오 목욕하십시다. 그 소리도 자주하지 못하고 그래서

난 매일 화단가에 앉아 풀냄새를 맡는다.

 

그래도 돌아서면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저려오니 조금 내가 조금

바보되게 하소서!!그래도 헤죽이 웃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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